photo excursion 여수.순천만 추억 note

2008. 2. 15. 15:35[사람과 향기]/▒ 자연의향기 ▒

봄이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선 입춘 새벽 하늘엔 달무리가 빛이 되어 차창속으로
쏟아져 내리고 여수 해양 수산과학관 뒤쪽 무술목에 도착하여 장비 챙겨 손전등에 의지하며
어슴프레한 솔밭을 가로질러 몽돌밭으로 일구어진 해변에 도착하니
두팔 벌려 바다를 품고있는 해안선이 푸른안개 속에서 서서히 제모습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무술목은 많은 사진작가들이
담아내고 싶어하는 풍광중의 하나이다.
그러기에 새벽 달무리를 따라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달려온것이 아닐까?

동백골...?
일명 무술목이라고도 한다
위치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굴전마을 동백골이며
무술목 유래는1588년 까막만에 침범해온 왜적을 이충무공은 지리적 특색을 이용해
많은 전과를 올렸던 곳중의 하나이다.
무술목이란 지명은 무술년 전적지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깨끗한 수면과 송림,몽돌밭 주변에는 관광농원이 있어 여름철 피서 인파는
물론 사계절 관광객과 사진작가뿐만 아닌 낚시꾼들이 찾아 오는곳 이기도하다
돌산대교에서 국도17호선을 따라가면 약8km쯤 좌측에 넓은 주차공간이 나오는 여수 해양수산과학관
뒤쪽으로 해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곳이다.
몽돌밭이 펼쳐있는 바닷가 송림 사이로 넘겨다 보이는 남해바다가 더욱 매력적이고
주변의 굴전 매립지는 고니등 겨울철 철새들의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약100~200마리로 추산되는 고니가 입동과 함께 �아 왔다가 다음해 정월 보름경 떠난다.
만조때에는 육로의 폭이 100m가 채 되지못해 수로로 연결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이곳으로 유인하여 왜선 60척을 수장시킨 큰공을 세운곳이라 한다
해수욕장 주변이 몽돌밭으로 데이트 코스로 일품이며 간조일때 모래사장이 펼처진다
주위가 온통 위락시설로 구경거리 먹거리가 풍부하며 전라남도 수산종합관과  
향일암,방죽포 해수욕장 ,돌산 해안일주 도로가 이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으로 주말이면 주차장이 만원을 이룬다.
또한 주변 어디서나 가벼운 낚시를 즐길수 있으며 도다리,보리멸,등의 어종이 곧잘 잡힌다고 한다.



희뿌연 날씨탓에 좀처럼 햇님의 속살은 보이지않고 수평선에 다정히 마주앉은 섬오누이 형제 사이로
간간이 오고가는 작은배들이 평화롭기 그지없고
하늘빛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밝아지려 하지 않은채 그대로다
얼른 카메라 가방에서 하프그라데이션 필터를 꺼내어 밋밋한 무술목의 새벽 풍경을 담아 보았다.
들물과 날물이 들락 거리며 작은 파도를 일으키면 맨발로 살짜기 밀려드는 파도가 눈치 못채도록
금빛 모래밭에 아기자기 박혀있는 작고 귀여운 몽돌 하나 주워내어 돌팔매로 물수제비를 만들어 날리고 싶어진다.



찬바람이 볼을 스치는 체감온도는 그리 낮지 않았는데 좀처럼 늦잠에서
깨어나지않은 햇님 이 아쉽기만 하다
장노출로 인한 몽돌의 꿈결을 표현 해보고자 노력해도 뜻대로 잘되질않는다.
지난 여름에도 무술목은 짙은 뭉게구름의 하늘을 보였었는데...
오늘도 역시 그렇다
아직 무술목에 대한 나의 사랑이 못미쳐서 아름다운 무술목을 보여주지 않는것 인지도 모르지만
다시 이곳을 �아 병풍처럼  둘러 쌓인 솔밭의 솔향으로 빚어만든
무술목의 연가를 노래를 불러 보고싶다
무술목아 그때는 꼬옥 감추어 두었던 너의 모습도 보여다오...
그렇게 중얼거리듯 부탁아닌 부탁을 무술목의 오누이 에게 전하고 무술목을 뒤로한채
두번째 촬영지로 향했다.



♤ 무술목 연가  

                  山海 / 김 유 선
    
춤추는 파도
흐느적거리는
푸른안개 에 불 지피고

오누이 다정한 모습
층적운 머흘머흘

청아한 파도 가락
애무받아
들썽거리는 몽돌

애간장 녹이며
알싸하니 들려오는
바람의 노래는

겨울 하늘빛
스며드는
님의 환청인가.




두번째 촬영지 여수 수산시장의 캔디드 촬영이었다.
캔디드 촬영은 일명 몰카 이기에 캔디드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은 콩닥거리며 두근두근 모드(mode)였다.
그렇지만 캔디드촬영은 과감하게 셔터를 눌러야하는 대담성과 피사체를 조심스럽게
다가 서서 촬영을 해야만 한다.



때로는 찍히는 인물이 기분이 최대한 상하지 않도록 해야하고 상대가 곧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셧터를 눌러야 할것 같다는 생각에  뇌신경에 촉각을 세우며
캔디드촬영을 하기전에 먼저 수산시장 안팍를  한바퀴 휘둘러 보며 시장의 분위기부터 익혀 놓고
어수선 한듯 하지만 나름대로 질서가 있고 여유가 있는 여수 수산시장 을 마음속으로
스케치 해나갔다.



수산시장 앞쪽엔 포구가 있어 갈매기들이 왁자지껄한 시장 사람들의 흥정소리에
아랑곳 하지않고 연방 물질을 자유롭게 해대고 있고



길모퉁이에 붙여놓은 온돌침대 광고아래 꽁꽁언 도미 몇마리가
주인를 기다리는듯 서로서로 를 부둥켜 안은채 널부러져 있는 풍경이 아이러니 하게 보였다.
보는시각과 생각하는 차이는 있겠지만 어찌보면 재미있고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지도 모른다.



♤ 삶
                     山 海 / 김 유 선

푸른안개 짙게 깔린
작은포구 가장 자리
삶의 몸부림
박명에 희석되어
붉게 타오른 여명의 유혹
하루의 삶을 위해
마름질하는 모습
안면 에 피어난
깊은골 패인 웃음은
순박한 한떨기 소화의
넉넉한 웃음속에
흥정이 짙은 비린내를
압도한 한그루의 고목 나무 외침은
끈적끈적한
시장바닥을 훌고 지나가고
나름의 질서속에
정겨움과 포근함이 있고
굳센 열정과 진솔함이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이
내가 지고 가는
삶의 지기 (志氣) 인지도 모른다.



수산시장 내부로 들어서니 우측으로는 싱싱한 활어와 꿈틀거리는 낙지며 해산물이
가득했고 좌측으로는 건어물이 가득히 쌓여 설날 제수품으로 선보이며  한껏 뽐내고 있고
상인과 손님들의 넉넉한 웃음속에 흥정이 짙은 비린내를 압도하고 있었고
수산시장의 외부엔 쪼그리고 앉아 좌판을 벌려놓은 소상인들의 외침은 끈적끈적한 시장바닥을 훌고 지나간다.



특히나 소상인들은 모두가 반백이 훌쩍 넘어 보이는 분들이라 거치른 손등은
세월의 흔적과 고단한 삶의 노래가 거북이 등이 되어버린지 오래 된듯했고
굵게 패인 안면에서 그들만의 인생 무게를 저울질 하지 않아도 알수 있을것 같았다.
그분들이 바로 우리의 엄니요 아버지였기에 카메라을 들이대는 내모습이
초라해 지기도 하고 숙연해 지기도해서 발걸음을 옮겨 흥국사로 향하였다



흥국사는 고려 명종25년(1195)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하였다고 하며
전남 여수시 중흥동 산 17번지에 위치 하고있다.
흥국사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가 흥하면 절도 흥한다" 는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된 사찰이다.
여수국가 산단 가까이에 위치한 영취산의 깊은 숲속에 보조 국사가 1195년 (고려 명종 25)에
창건한 흥국사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배치되어 있으며
흥국사대웅전(보물 제396호)은 빗살문을 달아 전부 개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고
대웅전 후불탱화는 보물 제 578호로 지정되어 있고 흥국사의 입구에 있는
홍교의 수려한자태는 보물(제563호)의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스님과 불자들의 손때가 묻은 손잡이는 반질 반질 윤기를 더했지만
고즈넉한 산사는 봄부터 가을까지 입고 있었던 담쟁이 넝쿨로 한땀한땀 짜서 입은 적삼이
빛을 바랜채 겨울햇살을 맞으며 말없이 서있고 가끔씩 들르는 보살들의 옷깃를 부여잡고 있고





애써 한줌에 바람이라도 잡으려는듯 풀칠해놓은 문풍지는 파르르 떨며
새봄을 기다리는 모양인듯 했고 산사 귀퉁이에 소복히 쌓아 놓은 기왓장은
시간의 흐름탓인지 오묘한 빛으로 배시시 미소지으며 인사를 한다.



흥국사의 경내의 풍경에 인위적으로 매달려있는 각종 전등들이 눈에 거슬렸는데
또다른 한쪽 처마끝에 매달린 풍경이 산사의 겨울바람의 지휘아래 땡그랑 챙그랑
연주를 하고....





자근자근 들려오는 불경을 듣고 높은 담 타넘은 봄은 파르르 잔디밭에
연두빛으로 수를 놓고 있을즈음 흥국사를 나섰다.



봄이 오는 계곡을 따라...
앙상하지만 하늘을 찌르는 기세등등한 낙엽송과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냇물 사이로
눈부시게 반짝이는 에메랄드 빛을 숨어우는 바람소리에 맡겨두고
사랑과야망 드라마셋트장으로 이동했다.



"사랑과 야망" 은...?
1960년 1월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걸처서 한집안의 가족사를 그려낸 드라마 였다.
대단한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의 셋트장 분위기를 잠시 스케치 했다.



달동네 언덕배기 예배당에서 종소리가 금방이라도 울릴것만 같은 풍경과
아이들은 헐레벌떡 거리며 다락논처럼 옹기종기 판자로 바람만 겨우 막아 놓은 판자집
좁은 골목길을 뛰어 올라 숨를 고르며 물지개로 져다놓은 항아리의 물을 벌컥벌컥
마셨을것을 상상하니 옛시절이 그립다.



마을 어귀마다 자리한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퍼올려 마시는 물맛은
아련한 기억속 맴돌고 있다.
여름날엔 한바가지 떠서 웃저고리 훌렁 벗어 등목를 치고 나면 시원함과 상쾌함이
교차하던 그시절의 우물가는 유일한 공간으로 작은 놀이서 였고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터 였던것같다.



일어서면 머리가 천정에 닿을것 같고 뻗으면 손바닥이 벽에 닿을것 같은
그시절의 판자집같은 왕대포집 에서는 젓가락 장단 탁배기 인심에 정이 오고가고
길모퉁이 전파사에서는 어니언스의 편지 또는 김정호에 작은새와
Bee Gees의 'Holiday'가 낡고 검은 엘피 레코드 실타래 풀어내듯 한올 한올 선율을
타고 금방이라도 들릴듯하다.



옛추억이 담긴 추억의 팝를 웅얼거리며 마지막 출사지인 순천만으로 향하였다.
순천만은 많은 사진가들이 찾아오는 명소이기도 하다.
순천만의 대대포..?



상사호에서 흘러드는 이서천과 순천시내를 가로질러 동천이 만나
순천만으로 흘러드는지점에 형성된 광활한 150만평 정도의 갈대밭이 S자모양으로 물길이
휘어져있고 가장자리엔 무성한 갈대숲이 장관을이루어 노을이 붉게물들면 그림 한점으로
많은 사진작가나 화가들이 찾는곳이다.



대대포의 전망대를 오르기전에 따끈한 한모금의 커피를 마시고 채비를 챙겨 전망대까지
쉬엄쉬엄 오르니 떡하니 버티고 있는 갈대숲의 갯벌은 아득히 깊어지고
이내 금빛 물결이 어떤 형용사로도 감당할수 없을만큼 감탄사를 목젖에 삼키고
한겨울 갯바람이 갈대의 울음소리와 간간히 들려오는 철새들의 가락이며
금속의 셧터음이 여기저기서 황금빛과 보라빛 향기가 희석되어 한폭의 수채화에 덧칠을 해나갔다.



그렇게 잠시 황홀한 노을빛은 photo excursion 여수.순천만 노트 추억은 되새김질 되고
황금빛 꿈의 요정들은 모래톱에 살포시 내려앉아 춤을 추고 있는모습에
짧은 시간 동안 순천만 일몰에 도취되어 한동안 셔터를 누르지 못한채 멍하니
석양으로 지는 태양과 인사를 나누고 어둑 어둑해지는 전망대를 내려왔다.



photo excursion 여수.순천만 노트를 가슴에 담고서...
2008 02 03 일에


             ♤ 山 海 / 김. 유.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