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운명" 슈베르트 "미완성교향곡" 차이코프스기 "비창"

2008. 10. 17. 11:41[사람과 향기]/▒ 음악의향기 ▒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5 in c minor

     

    제 1악장 Allegro con brio
    제 2악장 Andante con moto
    제 3악장 Allegro
    제 4악장 Allegro maestoso


     

    ♬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C단조는 '운명'이라는 곡명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이는 동양에서만 통용 되는 별명이 고 서양에서는 그저 ≪C단조 교향곡≫이라고만 한다. 그의 제자인 안톤 신틀러가 쓴 베토벤의 전기에 "어느 날 베토 벤이 제1악장을 가리키면서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 라 고 하였다"라는 대목이 있어서 일본에서 '운명'이 라는 별명을 붙였고, 그 후 극적인 것을 좋아하 는 동양인의 정서에 맞는 이 별명이 동양에서만 사용된다는 설이 유 력하다.

     

    여하튼 이 별명은 당 시 자신의 귓병을 '운명의 앙갚음'이라고 생각하던 베토벤이 작곡 노트의 여백에 '나 스스 로의 운명의 목을 조르고야 말겠다' 고 썼다는 일화와 함께 베토벤이 이 곡을 통해 '운명'을 정복했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 멋진 비유라고 하겠다.

     

    '다다다 다---' 짧은 음 세 개와 긴 음 하나로 이루어진 처음의 웅장하고도 유명한 동기는 베토벤이 수풀 속을 산 책하다가 '삐삐삐 삐 ---'하는 귀여운 새소리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후세의 한 음악 학자 는 그러한 일화를 염 두에 둔 듯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폴레옹은 대포 소리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고, 베토벤은 새 소리로 인류를 놀라 게 했다!" 베토벤이 자신의 교향곡 제3번인 ≪영웅≫의 완성 이전에 모티브를 잡은 이 곡은 그 사이에 4번 교향곡을 쓰면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가, 5년에 걸쳐 고치고 다듬어서 만들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걸작이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새로운 감동을 받게 하는 음악이란 그리 흔한 것이 아 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바로 이 곡이 그러한 음악이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 지만 이 곡이 처음으로 연주되었던 빈의 한 극장에서는 연주가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었다. 연주 자들이 연습이 덜 되어서 성이 난 베토벤이 결국 화를 내며 퇴장하는 바람에 관객들의 호응을 전 혀 얻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곡은 언젠가는 인정을 받는 법, 1828년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을 때 '이것은 황제다...'라고 절규하 며 덩실덩실 춤을 춘 늙은 병사마저 있었고, 이로 인해 이 곡은 ≪황제 교향곡≫이라는 또다른 명칭을 갖게 되었다. 이 곡의 구성을 보면 제1악장은 알레그로 콘 브리오, 2/4박자로 만든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경쾌한 제 1테마와 2 테마가 찬란하게 비약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2악장은 알레그레토 스케르 찬토, 2/4박자로 아주 밝고 해학적인 분 위기가 나는 악장이다. 그런가 하면 제3악장은 템포 티 메뉴에트, 3/4박자의 곡으로 격조 높은 고전 양식의 미뉴에 트인데 시적인 정서가 풍기는 유쾌한 감정이 담겨 있다. 제4악장은 알레그로 비바체, 2/2박자로 빠른 템포의 생기가 넘치는 악장이다.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에서, 아니 모든 교향곡 중에서 이 작품만큼 만인에게서 사랑을 받는 곡은 별로 없다. 그 이유는 이 곡속에 잔인한 운명과 맞서는 한 위대한 인간 영혼의 투쟁과 승리 가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또한 간결 하면서 단 한음도 버릴 데가 없는 정밀하고 견고한 구성력을 지니고 있음도 이 곡이 일반 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이유이다. 최고의 성취감은 오히려 고통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고통이 광명을 비추어 주는 힘으 로 작 용할 수도 있다는 베토벤의 격려를 이 힘찬 교향곡을 들으며 느껴 보는 것도 이 각박한 세 상을 살아갈 만한 힘을 얻 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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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베르트 (Schubert, Franz Peter )

    교향곡 제8번 b단조 '미완성' 작품 759

     

    Symphony No.8 In b minor 'Unfinished' D.759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슈베르트는 샘 솟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에 로맨틱하고도 풍부한 정서를 지닌 이 채로 운 작곡가였습니다. 19세기 독일 낭만파 음악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인 그는 국민 학교 교장의 4째 아들로 태어 났는데, 11세 때는 비인 궁정 예배당의 소년 합창단 단원으로서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다. 13세에 작곡을 시작하고 15세에는 최초의 서곡을 썼다고 한다. 16세에 교향곡을 작곡한 이래 계속하여 교향곡 2, 3번, 가곡 “실 잣는 그레트 헨”, “마왕 (Erlkonig)”, “들장미”등을 작곡하였는데, 18세 때 까지는 모두 140곡이나 되는 아름다운 가곡을 작곡하였 다. 슈베르트는 성가대 훈련소 시절부터 음악 이론도 겸해서 배웠는데, 베에토벤에 대하여는 그 당시부터 일생을 통 해 흠모하고 존경하였다. 슈베르트는 1813년, 16세 때부터 그의 아버지를 도와 보조 교원으로 3년간 일한 외에는 아 무런 공직도 없이 작곡에만 전념하였다.

     

    그는 동료들과의 공동 생활에서 보헤미안적인 일과를 거듭했는데, 가난한 생활 속에서 31세의 짧은 생애였지만 600곡이 넘는 예술 가곡을 비롯하여 교향곡, 피아노곡, 실내악곡 등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의 음악은 자연스러우며, 베에토벤과 같이 무겁거나 격하고 장중하지 않다. 그 교묘한 멜로디의 구사 방법은 모짜르트에 비할 만하며 조국의 향토색을 반영한 “렌틀러(Landler)”에서는 무곡 풍의 밝은 면을 보여 준다. 기악곡에 있어서도 성악곡과 같은 맛을 볼 수 있는데, 질서 정연한 형식미보다는 자유로움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색채적인 화성 기법은 낭만 주의 음악 에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만, 브라암스, 볼프, 리하르트 시트라우스 등도 슈베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9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가스타인 교향곡’은 분실되었고 제8번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이 곡은 1822년, 그가 25세 때에 작곡한 것인데, 제2악장까지 쓰고 제3악장 스케르쪼는 겨우 9마디만이 오케스트라로 되어 있고 피 아노 스코어는 130마디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의 교향곡은 관습상 4악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미완성 교향곡’으로 통하게 되었다.

     

    이 원고는 2년 후 시타이어 음악 협회 이사에게 전해졌는데, 이 때 슈베르트가 이 협회에 명예 회원으로 추대되 었기 때문에 관습에 따라 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2악장밖에 더 쓰지 않았는데, 이 곡이 공개되지 않고 보관되어 있는 동안에 슈베르트가 작고하였다. 슈베르트가 죽은 후 38년이나 지나도록 이 작품은 사장되어 있 었다.

     

    1865년, 비인 필하모니 협회의 지휘자인 헤르베르크가 휘텐브레너로부터 이 작품의 원고가 슈베르트의 형에게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 그라쯔에 있는 형의 집을 방문하여 이 악보를 찾아 왔다. 그러므로 이 곡은 작곡한 후 약 40년 만에 세상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물론 미완성이지만 음악적으로 따져 보면 이것만으로도 가장 완벽에 가깝 다고 할 수 있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b단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먼저 첼로와 베이스의 유니즌으로 마치 ‘지하의 세계로 부터’와 같이 신비스럽게 도입부가 울려 나온다. 이 선율은 두 악장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밀접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보와 크라리넷이 호소하는 듯 아름다운 테마로 진전한다. 경과부를 지나 정취가 풍기는 렌틀러 풍의 제2테마가 첼로 연주로 나타난다. 2개의 테마가 여러 갈래로 발전, 재현되며 b단조로 끝난다.

    제2악장 Andante con moto E장조 3/8박자.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 콘트라바스의 조용한 피치카토 반주를 배경 으로 아름다운 테마가 높은 음역의 바이올린으로 나타난다. 다시 2, 3개의 부 테마와 얽혀서 진행되는데, 위안을 주 는 듯한 서정적인 기분이 표현된다. 전체를 통해서 소박한 대위법과 투명한 음 빛깔, 인상적인 조바꿈 등으로 변화 를 주어 낭만적 정취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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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Pyotr ll'yich Tchaikovsky

     

    Symphony No.6 in B minor Pathetique Op.74

     

    차이코프스키는 이 교향곡을 8개월 가량 걸려서 1893년 가을에 작곡했다. 그리하여 그해 10월말 무렵 자신의 지 휘로 지금의 레닌그라드인 페테부르크에서 초연했다. 이때 얼마만큼 박수갈채는 받았지만 큰 화제로 오르지는 않았 다. 차이코프스키는 11월1일 음식점에서 물을 마신 것이 원인이 되어 당시 유행하던 콜레라에 걸려 닷새 뒤에 그만 세상을 떠났다. 이 때 그의 나이는 53세였다.

     

    이 곡은 초연 때에는 현재와 같은 <비창>이란 타이틀이 붙지 않았었다. 초연 후에 동생과 의논하여 현재의 <비 창>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연주되었을 때에는 위대한 작곡가의 죽음을 추도 하기 위하여 모인 청중은 비로소 이 곡이 훌륭하다고 느꼈을 뿐 아니라, 제 4악장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까지 있 었다. 그뒤부터 이 곡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에 대해서는 자신을 크게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일생에서 가장 좋은 작품이 다"고 여러 번 말했다 한다. 그러면서도 초연 직전에는 [1.2.3악장은 잘 되었다고 생각하나 끝 악장인 4악장만은 고 쳐도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만큼 색다르다고 할 수 있는 이 느리고도 무거운 비통미를 느끼게 하는 끝악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곡은 심각한 인간의 고뇌,절망,열세가 넘치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조이게 한다. <비창>이라는 정 감은 어떤 악장에도 깃들어 있는데, 특히 제1악장의 서주와 제4악장 전체에서 강하게 느껴지게된다. 그리고 관현악 의 사용법은 원숙한 작곡가의 솜씨인 만큼 교묘하면서도 다양한 색채를 낸다. 따라서 4악장이 느린 악장인 대신 중 간의 제2악장은 느리지 않다.

     

    1악장- 슬픈과 번뇌를 잘 나타낸 악장으로 곡의 템포나 표현에 있어서 변화가 많다. 들릴 듯 말 듯 한 낮은 음의 현악기가 울리며, 파곳이 어두운 음으로 신음하며 나타난다. 이렇게 시작된 제 1악장에서 온갖 비애와 운명에 대한 체념과 죽음에 대한 공포. 젊음에의 정열 등 인생 목전에 전개되는 모든 삶의 편린들이 주의 깊게 그려진다.

     

    2악장- 5/4 박자라는 러시아 민요의 독특한 박자를 사용 하였다. 불안하면서도 친밀감 있는 선율이 현악기의 피 카치토를 타고 첼로로 나타난다. 어딘가 불안한 것이 넘쳐흐르 듯이 이어지는 선율이 환사과도 같은 덧없는 인생의 기분을 나타낸 것 같다. 앳어린 첼로의 제1주제가 진행되며, 중간부의 b단조는 향토적인 색채를 강하게 나타낸다. 마지막 주부를 지나며 코다로 끝을 맺는데, 극히 침울한 기분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3악장- 현악기가 빠른 템포로 연주되지만 화려한 듯한 그 속에 더욱 무거운 침통함이 저음악기에 의해 배어 나 오면서 절망에 대한 투쟁적 진군을 연상케 하는 행진곡 풍의 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