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맞는 스키화 만들기

2013. 12. 19. 12:28[사람과 산]/▒ 스 키 등 반 ▒

= 자신에 맞는 스키화 만들기 =

3 회에 걸쳐 연재되는 이 글은 스키화를 구입하여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추어 나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술한 내용입니다.

부담 없이 읽기에는 너무 긴지 모르겠지만 스키화 작업은 이렇게 정석 대로 해야 합니다. 관계되시는 분들은 자료도 없고 교육 받을 곳도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무리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스키화는 모르고 대충 넘어가기에는 그 대가를 너무 혹독하게 치루어야 하는 기구입니다.

 

‘스키 전문점의 스키 기술자’라면 당연히 노력해야죠. 그리고 자세히 보고 익히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올 시즌에는 스키점, 스키어 모두 스트레스좀 받아가면서 스키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순서:

1. 스키화의 선택과 조절
2. 다리의 정렬에 따른 스키 장비의 조절 및 선택
3. 스키화의 피팅(fitting) 문제와 그 해결

 

 

= 자신에 맞는 스키화 만들기 (I) =


- 스키화의 선택과 조절 -

앞서 랑게의 플라스틱 스키화가 끼친 영향을 돌이켜보며, 시대를 앞서간 천재를 뒤쫓아가느라 허덕이고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천재의 위대한 힘은 이미 모든 스키어의 발에 딱딱한 플라스틱을 덮어놓은 상태이고, 이로 인한 문제를 뒤늦게 라도 해결하려 머리 싸매고 노력하는 수밖에...

 

플라스틱 스키화로 인한 문제와 그것을 부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잘 고른 스키화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렇게 스키화의 선택 및 문제의 해결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스키화 기술자(boot fitter)'라고 부른다. '스키 기술자(Ski Mechanics)' 중에서도 해부학, 생역학 지식 및 섬세한 수공을 연마해야 하는 한 단계 더 전문화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최선의 스키화를 선택하는 방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이 내용의 상당 부분은 미국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Material)에서 정한 스포츠 장비에 대한 표준을 참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스키점에서 행해지는 방법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스포츠 장비 및 시설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국내의 현실에서 실험적 검증을 거친 한 나라의 표준을 따르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이를 익히려면 물론 공부하고 실습하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큰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할 일이 없어 이런 것을 찾아 정리해서 갖다 보여주는 사람도 있으므로 자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최소한의 직업적 노력을 함으로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스키 전문점의 스키 기술자’라고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스키 용품 판매점의 점원’이라고 부른다.

 

I. 발 모양의 삼차원적 측정

잘 맞는 양복을 맞추어 입으려면 몸의 크기를 재는 일이 중요한 것처럼, 잘 맞는 스키화를 고르기 위해서는 일단 발의 크기를 재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발의 모양이 불규칙한 삼차원적 구조로서 얼굴 못지않게 사람 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길이, 폭, 높이, 발 바닥의 굴곡, 뒤꿈치의 모양 등 어느 한 부분도 두 사람이 똑같은 것은 없다. 이렇게 다양성을 지닌 발에 똑같은 모양과 구조를 지닌 딱딱한 플라스틱 스키화를 신기는 것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발 모양을 입체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차례 대로 살펴본다.

 

- 발 모양 측정 기구 : '브랜녹 기구(Brannock device)'

발 크기를 측정하는 기구를 브랜녹 기구라고 부르는데, 발 길이, 발 폭, 족저궁 길이(arch length)의 3가지를 측정할 수 있다. 일반 신발용, 스키화용, 하키화용 등이 각각 다르고, 어린이용과 여자용도 따로 제작된다. 스키화 제작사에 따라 전용의 측정 방법과 측정 기구를 갖는 경우도 있다.

 

- 발 모양 측정 자세

스키화 작업은 2단 의자 위에서 진행된다. 스키어는 상단에 앉아서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려 무릎을 완전히 노출시킨다. 스키화 기술자는 스키어 앞에 낮은 의자를 놓고 앉거나 바닥에 무릎을 꿇어 발을 수평 상태에서 관찰이 가능한 자세로 작업한다.

 

1. 발 길이

- 발 길이의 표현 방법

발의 크기를 표현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준은 길이이다. 그 표현은 나라 마다 다양한데, 크게 '몬도포인트'(mondopoint : 길이를 0.5 cm 단위로 표현한 것, 예- 26.5, 27 등), 미국식 사이즈(US size), 영국식 사이즈(UK size), 유럽식 사이즈(Euro size) 등이 있다. 미국식 사이즈의 경우 여자와 어린이는 기준이 다르다. 우리 나라는 대부분 '몬도포인트'를 사용하지만 다른 기준의 사이즈로 알고있는 경우에는 표를 이용하여 환산하면 된다. (그림 3)

브랜녹 기구의 길이 눈금은 일반 신발용, 스키화용이 다르게 생산된다. 각각 권장되는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키화용 브랜녹 기구는 눈금이 일반 신발용 보다 몬도포인트 0.5 정도 작게 측정된다. 즉, 일반 신발용으로 측정했을 때 길이가 27 이라면 같은 발을 스키화용 브랜녹 기구로 측정하면 26.5로 측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키화의 경우 일반 신발 보다 꼭 끼게 신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 은승표의 경우

일반 신발용 브랜녹 기구 측정치 : 몬도포인트 27 (US 9)
스키화용 브랜녹 기구 측정치 : 몬도포인트 26.5 (US 8.5)

신는 운동화 : 몬도포인트 26.5~27 (US 8.5~9)
신는 스키화 : 몬도포인트 26~26.5 (US 8~8.5)

- 발 길이의 측정(그림 4)

 

앉아서 체중을 빼고, 무릎과 발목을 직각으로 위치시킨 상태에서의 길이를 먼저 측정한다. 이어 일어나 양 발에 동일하게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의 길이를 다시 측정하여(일반적으로 길어지게 됨) 두 길이를 비교한다.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길어진 발의 길이가 미국식 1 사이즈(몬도포인트는 1이 약간 안 되는 정도) 이하인 경우에는, 체중을 싣지 않은 발 길이의 스키화를 먼저 신어본다. 만일 1 사이즈 이상 차이가 난다면 아래에 설명할 발바닥의 '안정화 작업(stabilization)'을 거쳐야 한다.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체중을 실어 길어진 상태의 발 길이에 맞추어 스키화를 신어볼 수 밖에는 없다.

 

마찬가지로 양 발의 길이 차가 미국식 사이즈 1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큰 발 길이의 스키화를 먼저 신어본다. 또 브랜녹 기구는 '족저궁 길이(arch length : 뒤꿈치에서 발 볼까지의 길이)'를 측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전체 발 길이와 체중을 실은 상태에서 측정한 족저궁 길이를 비교하여 큰 사이즈로 길이를 정한다.

 

2. 발 폭 (그림 5)

발의 크기를 결정하는데 길이와 함께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 발의 횡 길이, 즉 발 폭이다. 같은 길이의 발도 폭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신발의 크기를 결정하는데 발 폭의 중요성이 등한시되어온 경향이 있으나, 요즘은 운동화도 같은 길이에 대해 여러 가지 폭 사이즈를 생산하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딱딱한 플라스틱 속에 발이 들어가는 스키화의 경우 발 폭의 측정이 더욱 중요하다.

 

발 폭의 표현은 통일된 방법이 없어, 'wide/narrow' 등 임의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고 제작사 마다 고유의 표현 방식을 쓰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A, B, C, D, E, EE, EEE의 7 가지 폭으로(점점 커지는 순서) 표기하는 미국식 표준은 합리적인 표현 방법 중 하나이다.

브랜녹 기구의 폭 측정용 막대를 밀어서 폭의 눈금을 읽는다. 폭의 눈금은 발 길이에 따라 읽는 위치가 변하게 되어있다.

 

3. 발 높이 및 발목 둘레

발 모양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발등의 높이인데 적절한 측정 방법이 없다. 대신 발목의 둘레를 측정하여 스키화 크기를 고르는데 참고할 수 있다.

 

줄자로 뒤꿈치를 가로지르는 발목의 최소 둘레를 잰다. 이렇게 측정하였을 때 평균 앞 발 볼의 폭은 길이의 40% 정도, 뒤꿈치 발목 둘레는 길이의 1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발 폭의 실제 길이를 재어서 길이의 45% 이상이거나 뒤꿈치 발목 둘레가 길이의 125% 이상인 경우를 '큰 부피의 발(high volume foot)', 각각 35%, 110% 미만일 경우를 '작은 부피의 발(low volume foot)'로 표현하기도 한다.

 

4. 발의 정렬 상태 - 회내전 현상(pronation of foot)

발에 맞는 스키화를 고르기 위해서 한 가지 더 관찰해야 할 것은 '회내전(pronation)'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체중을 딛을 때 족궁(arch)이 약간 내려 앉으면서 발 전체가 안쪽으로 돌아가는(rolling) 이 현상은 정상인 발에서도 어느 정도 일어나지만 과도한 경우(편평족이 대표적인 예) 스키화 안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회내전 현상은 체중을 딛을 때 발 길이가 길어지는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큰 사이즈의 스키화를 선택하기 쉽다. 큰 사이즈의 스키화를 신지만 족궁이 내려 앉으면서 발의 각 돌출부의 위치가 변하여 스키화 안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므로 오히려 부분 압박 문제를 일으킨다. 발등이 낮아 스키화 안에서 느슨한 느낌을 주므로 버클을 점점 더 조이게 되고, 결국 큰 스키화이지만 발등이 눌려 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는 등의 악순환이 흔히 발생한다.

 

회내전 현상의 정도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체중을 딛고 서는 동안 발 뒤꿈치 및 족궁의 정렬 변화를 비교 관찰하거나, 증가한 발 길이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매우 주관적이므로 '스키화 기술자'의 경험이 중요한 부분이다.

 

5. 독특한 모양의 발

발모양은 사람 마다 다르기 때문에 위에 열거한 측정 방법만으로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다. 특히 어느 한 부위가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경우엔 스키화를 고르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문제를 일으키는 발 모양의 대표적인 경우에는 장딴지가 근육질이고, 발 볼이 넓고, 발 등도 높으며 돌출부도 많은 'athletic foot', 앞 볼은 넓지만 뒤꿈치 쪽은 갸름한 'dancer's foot', 전체적으로 좁지만 발등만 높은 족형 등이 있다.

 

II. 깔창 만들기(custom insole)

사람 마다 모두 다른 발 모양 중에서도 스키화 선택 및 운동 기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발 바닥의 모양이다. 앞에 설명한 발의 회내전 현상은 아치 모양의 굴곡을 가진 발이 편평한 바닥과 맞닿으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래서 모든 신발에는 개개인의 발바닥 모양에 맞춘 깔창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발 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이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키화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모든 스키화에 깔창이 깔려 나오고(비싼 스키화일수록 양질의 깔창이 깔려있다) 스키 전문점에 걸려있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깔창도 있지만(미국의 경우 약 30-50불 정도) 역시 자신의 발 모양에 맞추어 제작한 맞춤 깔창(custom insole)이 이상적이다(미국의 경우 스키 전문점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 약 100-150불, 의사가 처방해주는 것은 300-500불).

 

그래서 발 모양의 측정이 끝난 다음 실제 스키화를 선택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맞춤 깔창을 만드는 일이다. 선택이 끝난 후 구입한 깔창 밑에 웨지나 쿠키 등의 보장물을 덧붙여 해결하는 방법도 있으나, 역시 자신의 발바닥 모양에 맞추고 필요하면 회내전 현상을 교정한 깔창을 미리 준비한 다음 스키화를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다.


III. 맞는 종류의 스키화 고르기

발 모양의 측정이 끝나고 잘 맞는 깔창을 만들었다면 이제 실제로 스키화를 고를 차례이다. 하지만 스키 전문점에는 수 많은 종류의 스키화들이 진열되어있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스키화를 구입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이 추구하는 스키 스타일, 실력, 신체 조건 등에 따라 결정된다.

 

스키화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 하나가 자신의 능력 이상의 스키화를 고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급자용일수록 좀더 강한 플라스틱 구조로 되어있어 유연성(flex)이 적으므로 발목을 앞으로 구부리기가 어렵다. 만일 체중이 가벼운 초보자가 경기용의 스키화를 신는다면,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후경 자세를 취하게 되어 나쁜 습관이 들기 쉽다. 역으로 실력 향상을 도모하는 중급자가 너무 부드러운 초급자용 스키화를 신는다면 정확한 힘의 전달을 느끼기가 어려울 것이다. 스키어는 자신의 실력 및 스키 스타일에 맞는 스키화를 신어야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생산되는 스키화는 크게 여섯 가지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 어린이용 스키화
- 체중이 가벼운 초급자용 스키화
- 편안함을 목적으로 한 중급자용 스키화
- 전지역을 위한 상급자용 스키화
- 경기용 스키화
- 기타 특수 목적의 스키화
: 카빙용 스키화(carving boots), 프리라이드용 스키화(freeride boots), 여성용 스키화(boots for women) 등

 

1. 어린이용 스키화

가벼운 체중, 강도가 떨어지는 골격 구조 등을 고려하여 유연성이 가장 큰 모델이다. 성인용에 비해 구조도 간단하며, 뒤에서 신는 구조(rear-entry designs)로 되어있는 것이 많다. 하지만 덩치가 큰 청소년 들에겐 너무 유연할 수 있다.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모델도 따로 나오지만 역시 성인용에 비해서는 부드러우며 조절 기능이 적다. 같은 모델이더라도 성인용 보다 훨씬 싸다.

 

2. 체중이 가벼운 초급자용 스키화

어린이용 스키화와 마찬가지의 개념으로, 가벼운 체중을 지닌 성인이나 조종 능력이 떨어지는 초보자를 위해 큰 유연성을 갖는 모델이다. 값이 싸고 편안한 장점이 있지만 기술을 습득해 나가면서 유연성에 불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해마다 스키화를 바꾸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아무리 초보자이더라도 중급자용 정도의 스키화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편안함을 목적으로 한 중급자용 스키화

초급자용 스키화 보다는 딱딱하여 중등도 정도의 유연성을 갖으며, 몇 가지의 조절 기능을 첨가한 스키화이다. 바깥 껍질(outer shell)을 넓은 족형에 맞게 제작하고 안쪽 신발(inner boots)도 두터워 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일반적인 스킹을 즐기는 대부분의 스키어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는 중급자나 공격적인 스킹을 통해 실력 향상을 추구하는 스키어에게는 불만스러울 수 있다.

 

4. 전지역을 위한 상급자용 스키화

대회전(giant slalom) 경기용 스키화를 약간 부드럽고 간단히 만든 형태로 보면 된다. 바깥껍질의 형태는 경기용 스키화와 동일하지만 조정 기능이 약간 적고, 재질이 15-20% 정도 부드럽다. 안쪽 신발의 재질도 약간 더 부드럽다. 최근 스키화의 경향은 전방으로는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주면서 측방으로는 단단히 잡아주는 구조를 택해, 다져진 눈, 신설, 아이스, 모글, 에어, 하프파이프 등 모든 지형 및 기술을 소화해낼 수 있는 '전지역 스키화(all mountain)'의 개념으로 생산되므로, 편안함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급자에게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5. 경기용 스키화

편안함 보다는 정확한 힘의 전달을 중요시하여 가장 딱딱한 플라스틱(대부분 폴리우레탄 계열)으로 제작되며 보강 구조가 첨가된다. 대부분 좁은 족형의 모양을 지닌다. 안쪽 신발은 단단한 거품 소재로 되어있으며 여러 가지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일반 스키어들이 신기에는 너무 유연성이 적고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경기용 스키화는 다시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요즘의 경기용 스키화는 한 스키화에 유연성을 두 가지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 조절 기능(soft/hard flex)'을 가지고있는 경우도 많다.

 

1) 회전 경기용(Slalom)

가장 딱딱한(유연성이 적은) 모델이다. 딱딱한 설면에서 빠르고 정확하며 강한 날먹임(edging)을 하는데 적합하다.

 

2) 대회전 경기용(Giant slalom)

회전 경기용 보다는 약간 부드럽다. 고속 주행 중 발목 및 무릎의 동작을 통해 다양한 설면을 흡수해낼 수 있도록 해주므로 부드러운 설면에서 속도를 즐기기 좋다.

 

6. 기타 특수 목적의 스키화

 

1) 카빙용 스키화(Carving boots)

카빙을 위한 스키화이다. 특징적으로 전방 유연성(foward flexibility)이 크도록 부드러운 재질을 쓰는 대신 내 외측을 보강하여 날먹임 능력을 좋게 만든다. 카빙용 쐐기(wedge)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전경각을 약간 크게 만들기도 한다. 스키와 스키화 바닥 사이의 간격(Stack height)을 높여서 기울이기(inclination)를 할 때 레버리지(leverage)를 크게 해주고 스키화가 눈에 닿지 않도록 한다. 버클이 눈에 닿아서 망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버클이 약간 안쪽으로 옮겨져 있다. 일반 스킹을 즐길 때에는 날먹임이 필요 이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 프리라이드용 스키화(freeride boots)

모글, 에어, 하프 파이프 등의 '뉴 스쿨 스타일 스킹'에 적합한 스키화이다. 도약/착지 동작
이 많으므로 바닥에 충격 흡수 소재를 포함시키고, 자유로운 관절 움직임을 위해 유연성을 늘인 모델이다.

 

3) 여성용 스키화

각 회사마다 주로 초급자 및 중급자 모델을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 구조의 특성을 고려한 여
성용 스키화가 따로 생산된다. 동일 모델의 남자용에 비하여 유연성이 약간 크다. 종아리 알통 부위의 위치가 낮은 다리 모양을 고려하여 끝동(cuff)이 낮고 직경이 약간 크게 제작된다. 뒤꿈치 부분이 좁은 것을 고려하여 앞볼은 넓고 뒷꿈치는 좁은 족형으로 나오며 이 부위의 안쪽 신발의 패딩을 늘인다. 골반이 넓어 다리의 정렬각의 범위가 다양한 점을 고려하여 캔팅각(cant angle)의 조절 범위가 더 크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풋베드각(foot bed angle)을 높이면 근력이 약한 여자들이 스키를 조종하기가 약간 수월해진다 하여 뒤꿈치 부분을 약간 높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이더라도 다리 및 발 모양이 다르거나 상급자의 스키어는 역시 상급자용 스키화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일부 장비 회사들에서는 상급자용 스키화를 작은사이즈 까지 생산하며 여성용 상급자 스키화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IV. 맞는 부피(폭)의 스키화 고르기

자신의 맞는 스키화의 수준을 정했다면 마지막으로 제조 회사와 모델 명을 선택해야 한다. 스키어 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회사가 있을 것이고, 색상 등의 모양도 선택에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 발이 어느 회사에서 생산하는 어느 스키화와 궁합이 맞는가' 하는 것이다.

 

스키화 제조 회사는 'last'라고 불리는 발 모형을 이용하여 스키화를 만드는데, 회사마다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특징적인 모양이 있다. 즉, 같은 길이의 스키화이더라도 회사마다 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제작 과정상 한 모델을 다양한 폭으로 생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관계로 스키화 회사에서는 모델에 따라 폭을 달리하고있다.

 

표준화된 표현 방법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스키화의 폭을 이야기할 때 '좁은 형/보통 형/넓은 형' 등으로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경기용 스키화는 가장 좁은 폭을 지니며 초급자 스키화일수록 여유 있는 폭을 가지고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키 장비 전문점에서는 좁은 폭의 모델 1가지, 보통 폭 모델 2가지, 넓은 폭의 모델 1가지 정도를 들여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계측한 스키어의 발 폭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이 짝 지을 수 있다. ('Skiing' 지 참조)

 

좁은 족형의 스키화(low volume) : A-B 폭의 족형에 적합
좁은 족형과 중간 족형 사이의 스키화 : B-C 폭의 족형에 적합
중간 족형의 스키화(medium volume) : C-D 폭의 족형에 적합
중간 족형과 큰 족형 사이의 스키화 : D-E 폭의 족형에 적합
큰 족형의 스키화(high volume) : E, EE, EEE 폭의 족형에 적합

 

요즘은 스키화의 모델명에 폭의 형태가 표시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이런 정보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므로 '스키 장비 전문점'의 '스키화 기술자(boot fitter)'는 각 회사별 족형의 전반적인 특징과 함께 각각의 모델이 어떤 폭을 갖고 어떤 모양의 발에 적합한가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앞 볼이 넓고 뒤꿈치가 좁은 족형에는 00 회사의 xx 모델이 잘 맞는다' 내지는 '발목 부분이 넒은 스키화는 00 회사의 xx 모델...' 등으로 계측한 스키어의 발 모양과 모델명을 머리 속에서 즉각 연결시킬 수 있는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능력은 하루 아침에 책 들여다본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유능한 ‘스키화 기술자’라면 손님이 없는 늦은 밤 창고에 들어가 모든 스키화를 일일이 직접 신어보고 메모하는 정도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일반 스키어로서도 어느 정도의 정보를 알고있는 것이 바른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매해 미국 'Ski'지에서 조사 발표해온 자료를 참고로 한다.

 

# 족형에 따른 증상과 적합한 스키화의 모델 (Ski Magazine 2000년 9월호)

 

1. 앞 볼이 넓은 족형

(증상)
- 앞 볼의 양쪽 돌출부의 통증
- 앞 볼이 조이는 느낌
- 발목 통증
- 발바닥 족궁 부위 통증
- '찬발(cold feet)' 증상

(적합한 모델)
Alpina A3, SRX series
Atomic Race 9.58
Dachstein Ergo, Cruise series
Dallebelo PRX, SGS and CRX series
Dolomite Epix series
Head EZ on series and World Cup
Lange L8, Vector/Venus series
Nordica Next, Trend series
Rossignol Freeride and Salto/Saphire series
Salomon Evolution series
Tecnica HVL moldels, Innotec and Duo series

 

2. 앞 볼이 좁은 족형

(증상)
- 회전 시작 시 뒤꿈치가 들린다.
- 발이 앞/뒤, 좌/우로 논다.
- 발 앞쪽의 바깥 부위의 통증
- 엄지 발톱에 피가 고인다.(black toe syndrome)
- 발의 움직임을 줄이려고 발가락을 구부려 모으는 버릇이 있다

(적합한 모델)
Dachstein DZR
Head World Cup N-99 Race
Lange L10R, L10
Raichle F-One Pro, Flexion Original
Salomon Course models
Tecnica LVL models

 

3. 앞 볼은 넓고 뒤꿈치는 좁은 족형

(증상)
- 뒤꿈치가 좌우로 많이 흔들린다.
- 회전 시작 시 뒤꿈치가 들린다.
- 발등의 통증
- 앞 발볼 부위가 조이는 느낌
- '찬발' 증상

(적합한 모델)
Head World Cup M-102
Lange L8, AC9, Vector/Venus series
Raichle F-One Pro and F-One Rev
Rossignol Race 1 one Pro, Race 1
Salomon Performa Courxe AXE and X-wave series
Tecnica Icon, Innotec RX, 9X Ultrafit

 

4. 발등이 높은 족형

(증상)
- 발등의 통증
- 앞 발볼이 조이고 타는듯한 느낌
- 발바닥 족궁이 저린 느낌
- 앞발 및 발가락에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 '찬발' 증상

(적합한 모델)
Alpina SRX series
Dachstein Ergo 4 and Cruise series
Dolomite Sintesi 9.5, 8.5 and Epix series
Head EZ-On series, WorldCup Cross
Lange Vector/Venus series
Nordica Next and Trend series
Salomon X-wave series
Tecnica Duo series

 

5. 발등이 낮은 족형

(증상)
- 회전의 시작 시 뒤꿈치가 들린다.
- 발이 앞/뒤, 좌/우로 논다.
- 엄지 발톱에 피가 고인다.(black toe syndrome)
- 발등의 버클을 거의 끝까지 조인다.

(적합한 모델)
Dachstein DZR
Head World Cup N-99, M-102 Race
Lange L10R
Salomon Course series

 

6. 종아리가 굵은 형

(증상)
- 종아리와 발에 쥐가 자주 난다.
- 허벅지와 종아리가 쉽게 피로해진다.
- 종아리쪽 버클을 잠그면 다리 전체가 밀려 올라가 뒤꿈치가 느슨해진다.
- '찬발' 증상

(적합한 모델)
Alpina SRX series
Atomic Betaflex series
Dachstein Cruise 3
Dallebelo SGS, CRX Ultra and NX 9.2
Dolomite Epix series
Head Cyber Series
Lange L10 L8, AC9
Salomon Evolution series
Tecnica Icon and Innotec series

 

7. 종아리가 가는 형

(증상)
- 회전 시작 시 스키의 움직임이 늦다.
- 정강이 부위의 통증
- 아이스, 급경사에서 스키의 컨트롤이 어렵다.

(적합한 모델)
Rossignol Race series
Salomon Perfoma and X-wave series

 

8. 'O'형 다리

(증상)
- 바깥 날이 자주 걸린다.
- 스키 앞 부분이 자주 걸린다.
- 회전의 마무리 부분에서 스키 꼬리 부분이 흐른다.

(적합한 모델)
Atomic Race 9.58, Ride Carbon 9.50
Dalbello SGS
Dolomite Sintesi 9.5, 8.5
Lange L10R, L10
Raichle F-One Pro, F-One Rev
Rossignol Race 1, Race 2

 

9. 'X' 형 다리

(증상)
- 급 경사에서 안쪽 날을 풀기가 어렵다.
- 무릎과 허벅지 안쪽의 통증

(적합한 모델)
Dalbello SGS
Lange Vector/Venus series
Head Cyber series
Tecnica Innotec series

 

 

V. 맞는 길이의 스키화 고르기

지금 까지 발의 모양을 재고, 스키화 기술자와의 상담을 통해 구입할 스키화의 상표와 모델 명을 결정하였다. 이제 '스키화 기술자'가 가져오는 스키화를 실제로 신어볼 차례이다. 스키화 기술자는 이미 계측한 스키어의 발 모양을 고려하여 스키화를 가져오는데, 처음 가져오는 길이는 발 모양이 특별하지 않은 일반 스키어의 경우, 계측한 발 길이와 같은 스키화이다. 그리고 실제 신어보면서 이 스키화가 맞는 길이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스키점에서 스키화를 고를 때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가 편한 것만을 목적으로 큰 스키화를 고르는 것이다. 발의 길이 보다 큰 스키화를 신었을 때 발볼, 발등, 뒤축 등이 신발 안에서 필요 이상으로 움직이면 스키의 조정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또 큰 스키화는 유연성이 적게 느껴지므로 발목을 앞으로 굽혀 전경 자세를 취하기도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키어는 버클을 더 조이게 되고, 결국 발은 놀지만 발등을 압박하여 주요 정맥의 순환 장해를 유발해, 감각이 둔해지고 발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드는, 소위 'cold foot' 증상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 전형적인 시나리오이다.

 

이상적인 스키화의 길이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계 내에서 가장 작은 것이다. 하지만 앞에 설명한 것처럼 발의 모양이 워낙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족형을 가진 사람은 발 길이와 다른 스키화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는 측정한 수치 위 아래 사이즈의 스키화를 직접 신어보고 결정을 하게 된다.

 

안쪽 신발과 바깥 껍질이 결합되어있는 실제 스키화를 신어보는 방법은 피팅 여부를 스키어의 주관적인 느낌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맞는 크기를 스키화 기술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다음 2 가지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1. 안쪽 신발(Inner boots)만 신고 고르기 - liner fitting -

안쪽 신발만 꺼내어 신은 다음, 뒤꿈치를 뒤에 붙이고 가장 긴 발가락을 만져보았을 때 엄지 손가락의 반만 남는 길이가 적당하다. 이때 안쪽 신발 위에 발의 돌출 부위가 생기는지 확인 해야 한다. 손쉬운 방법이기는 하지만 모양이 변하는 안쪽 신발 안에서는 실제 바깥 껍질을 착용한 상황에서의 발의 상태를 알 수 없다.

 

2. 바깥 껍질(Outer shell)만 신고 고르기 - shell fitting -

실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는 바깥 껍질 속에서 측정하는 것이므로 통점 유무의 여부 등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정확한 측정 방법이다.

 

안쪽 신발을 뺀 바깥 껍질에 깔창만 깐 상태에서 발을 집어넣어 깔창을 딛고 선다. 앞 발가락이 바깥 껍질의 앞쪽에 살짝 닿을 정도로 깔창과 함께 앞으로 민 다음, 바깥 껍질과 뒤꿈치 사이의 간격을 측정한다.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을 이용하여 손가락 굵기와 비교하거나, 손가락을 집어 넣기가 어려우면 굵기를 아는 동그란 막대기를 집어 넣어 측정한다.

 

측정된 간격을 다음을 기준으로 판단 한다. (개인의 손가락 굵기 차이 고려)

- 편안하게 신고 싶은 사람 : 손가락 두 개 간격
- 꼭 맞게 신고 싶은 사람 : 손가락 한 개 반 간격
- 레이싱 스타일 : 손가락 한 개 간격

 

일반적으로 손가락 한 개 반 간격 정도가 남는 길이의 스키화는 체중 부하 없이 측정한 발의 길이와 같은 사이즈이다. 즉, 측정한 발 사이즈가 26.5인 사람이 26.5 스키화의 바깥 껍질만 신으면 뒤꿈치 부위에 손가락 한 개 반 간격이 남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발모양이라면 이와 같이 발 길이와 같은 사이즈의 스키화를 발 모양에 따라 적당한 볼륨의 모델로 고른 다음,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맞춤 작업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것은 반 사이즈, 한 사이즈 아래의 스키화를 꼭 신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스키화는 전 사이즈(full size)와 반 사이즈(half size)의 바깥 껍질이 똑 같기 때문이다(예: 26과 26.5 사이즈의 스키화는 똑같은 바깥 껍질을 사용한다). 대부분 반 사이즈의 안쪽 신발을 약간 얇게 만드는 차이밖에 없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는 안쪽 신발 까지 똑같고 차이라는 것은 깔창의 두께 밖에는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측정한 길이 보다 작은 스키화를 꼭 신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반 사이즈가 맞는다면 아래 길이의 전 사이즈가 맞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거의 똑같은 스키화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안쪽 신발을 결합한 완전한 스키화를 신고 최종 점검을 한다.

스키화를 처음 신어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바깥 껍질과 안쪽 신발이 결합된 스키화의 내부 공간은 일반 운동화와는 달리 유동성이 없는 3차원적 발 모양에 가까우므로 처음 신으면 발의 각 부분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한다. 스키화를 신고 최소 15분 정도는 스키점 안을 돌아다녀 발이 자리를 잡은 다음에야 문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부분이 다 잘 맞아야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뒤꿈치이다. 뒤꿈치가 안쪽 신발의 'heel pocket'이라고 불리는 부위에 정확히 위치하여, 발목 뒤의 좁아진 부분, 즉 아킬레스 건(Achilles tendon)의 양 옆을 좌우에서 단단히 조여 주는 것이 스키화 맞춤 작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 부위가 잘 맞으면 다른 부위가 비교적 느슨하더라도 뒤꿈치의 들림이 없어지고 결국 편안하면서도 잘 맞는 스키화가 되는 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전경자세에서 뒤꿈치의 들림이 약 6mm 이상 들리면 기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키화를 처음 신어볼 때에는 스키 기술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새 스키화를 혼자서 신으면 버클을 채울 때 몸의 중심이 뒤로 가고, 이런 자세에서는 뒤꿈치가 heel pocket에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뒤꿈치가 제자리를 찾기위해서는 버클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잠그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먼저 스키화에 발을 집어 넣은 다음 아래 2개의 버클만 느슨하게 채운다. 일어서서 수 차례 하중을 주고(down) 전경 자세를 취하면 뒤꿈치가 제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이어 무릎을 구부려 하중을 준 '다운(down) 사세'에서 앞에 있는 스키화 기술자가 아래 1, 2번 버클을 더 채운다. 이런 식으로 하면 혼자서 채울 때 보다 버클을 한 칸 정도는 더 조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프 쪽의 3, 4번 버클을 가볍게 채운다.

이렇게 스키화를 신은 다음 스키점 안을 여유 있게 걸어 돌아다녀 보면서 아프거나 눌리는 부위가 있는지 확인한다. 새 스키화 안에서 조이거나 아픈 느낌이 드는 부위가 소위 '발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인지 '문제가 되는 증상'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 여유를 가지고 스키 기술자와 상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잘 맞는 스키화는 어떤 식으로든 통증이 없어야 한다. 발가락을 약간 움직일만한 공간이 앞에 있어야 하지만 전족부가 좌우로 흔들리거나 발 전체가 장 축 방향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버클을 풀어놓은 상태에서도 발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야 하고, 버클은 두 개의 손가락으로도 가볍게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커프 부위는 조이고 나서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다.

 

그 외에 스키화를 고를 때 참고하여야 하는 점들을 열거해 보면,

- 스키 샵 마다 대개 2-3개의 브랜드만 취급하므로 여러 곳을 돌아다녀 보아야 한다.
- 번잡한 시즌 중의 주말은 피하여야 충분히 상의하며 고를 수 있다.
- 스키장의 추운 환경으로 나가면 스키화가 더 단단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후가 되면 발이 부어서 심하면 반 사이즈 까지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스키화를 고르는 시간은 오후 늦은 시간이 적당하다.


VI. 스키화 조절 기능의 활용

스키화에는 여러 가지 조절 기능이 있다. 스키화의 선택이 끝나고 흥정이 마무리되어 구입을 결정한 다음에는 이런 조절 기능 들을 자신에 맞게 조절하여야 한다. 물론 구입 당시 스키화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조절해야 하겠지만 스키를 타면서도 다양하게 변화를 주어서 최적의 상태를 구축하여야 한다.

 

최근 생산되는 스키화에 포함되는 조절 기능에는 다음과 같은 것 들이 있다.

 

1. 전방 유연성 조절 기능(Adjustable forward flex)

스키화의 발목 관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의 유연성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유연성이 적어 너무 딱딱한 경우 발목을 구부리기가 어려우므로 무릎에서만 굴곡이 일어나 후경으로 빠지기 쉽다. 반면 유연성이 너무 큰 경우 파워와 조종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스키화의 유연성 선택은 자신의 실력과 경향에 따라 모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미 결정되지만, 최근의 스키화에는 유연성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닌 모델이 있다. 체중이 가벼운 스키어의 경우이거나 모굴, 파우더 등 여러 종류의 설면을 흡수하려는 목적이면 'soft flex'에 맞추고, 근력이 센 스키어나 파워와 스피드를 즐기려는 경우이면 'stiff flex'에 맞춘다. 대회전용(GS-soft)/회전용(SL-stiff) 두 가지 모드로 구분하여 조절하기도 한다. 제품에 따라서는 커프에 플라스틱 끼우개(snap-in insert)를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2. 전경각 조절 기능(Adjustable forward lean)

옆에서 보았을 때 발 바닥과 정강이뼈가 이루는 각을 조절하는 기능을 말한다. 강한 힘의 전달을 원하는 상급자일 수록 각도를 큰 전경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반적인 스킹에 맞는 각도는 12도에서 16도 정도, 상급자용 스키화의 경우는 16도에서 18도 정도, 경기용 스키화는 18도에서 21도, 심하면 24도 까지 기울이기도 한다. 근래의 회전 선수나 모글 선수의 경우는 꼬리 부분의 날먹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비교적 똑바로 선 각도인 16도 정도를 선호한다고 한다.

 

전경각은 종아리 근육의 두께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 종아리 근육이 두꺼운 사람은 전경각이 약간 증가하게 된다. 종아리 뒷부분의 안쪽 신발에 패드를 붙이는 방법으로 간단히 전경각을 증가 시킨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3. 캔트 조절 기능(Adjustable lateral cant)

현재 생산되는 스키화의 캔트 조절 기능이라는 것은 커프를 내외측 방향으로 기울여 원래 다리의 정렬 상태에 맞추어주는 기능을 의미한다.

다리의 정렬 상태가 O 형인 사람이 일자로 정렬된 스키화를 신고 서면 스키화의 바닥의 내측이 들리게 된다. 결국 스킹 시에는 외측 날이 걸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정확한 내측 날먹임이 어려워진다. 이때는 다리 정렬에 맞추어 스키화의 커프를 바깥쪽으로 기울여주어야 한다. 반면 바깥쪽으로 너무 많이 기울인 경우에는 회전의 시작은 쉬워지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스키의 앞 부분이 꼬이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간단한 캔트 조절로써 좌우의 회전 감각 차이 등의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 '스키화로 인한 문제점의 해결'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임)

 

스키화를 자신의 다리 정렬 상태에 따라 조절하는 방법은, 원칙적으로는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다리뼈(경골)의 내반각을 X-ray로 정밀히 측정하여 이보다 1-2도 적게 기울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하지만, 그 측정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가 오히려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한다.

 

스키화의 내측 신발을 뺀 외측 껍질만 신고 서서 외측에 달린 옆 기울기 조절 나사를 충분히 풀어 커프가 내외측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이어 커프 부위의 플라스틱 껍질이 내 외측 모두 종아리와 동일한 거리가 떨어지는 지점에서 조절 나사를 조여 고정한다.

 

4. 뒤꿈치 경사각 조절 기능 (Adjustable ramp-angle)

뒤꿈치 경사각(ramp angle)이란 바깥 껍질의 안쪽 바닥에 깔려있는 발판(foot bed)과 커프가 이루는 각을 의미한다. 이 각을 약간(1/4 inch 정도) 올릴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한 스키화들이 있다. 깔창 밑에 콜크나 플라스틱으로 된 쐐기를 붙여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키어들은 경험적으로 이 각이 88도 정도의 중립각(neutral angle)을 이룰 때 가장 강하고 민감하게 힘이 전달된다고 이야기하고있다. 여자들 및 초보자의 경우 뒤꿈치의 위치를 올려주면 체중이 뒤로 빠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발등 부위가 느슨하거나 뒤꿈치의 위치가 너무 낮아서 복숭아 뼈 등의 돌출부가 제자리를 찾지 못해 통증을 일으킬 때 뒤꿈치 경사각을 올려주면 극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5. 버클의 마크로/마이크로 조절 기능(macro & micro adjustment of buckle)

버클 자체를 옮겨 부착할 수 있는 마크로 조절 기능(macro-adjustment : 주로 커프에 위치한 제 3, 4 버클)과 종아리 굵기에 따라 커프 직경을 조절할 수 있다. 또 버클을 돌려 길이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마이크로 조절 기능(micro-adjustment)으로 죄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6. 혀 조절 기능(adjustable tongue)

발등의 높이에 따라 스키화 혀(tongue)의 위치를 위 아래로 조절하는 기능.

 

7. 맞춤형 안쪽 신발(Custom-fit inner boots)

유연성이 있는 여러 가지 물질을 사용하여 발의 모양에 맞도록 안쪽 신발을 만드는 방법.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발 모양에 맞추어지는 부위는 발목 주변을 중심으로 발의 측면에 제한되므로 발 바닥이나 발 등의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다. 또 근본적으로 바깥 껍질이 맞지 않는 경우는 아무리 안쪽 신발이 맞춤형이라도 소용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가격이 비싸지는 단점도 있다.

 

크게 세가지 방식이 있다.

 

1) Thermofit foam
: 열을 가하면 팽창된 다음, 냉각 시키면 발의 모양에 맞춰진 상태로 굳는 거품 소재(foam)를 이용.
2) Silicon fit system
: 실리콘(silicon)을 안쪽 신발 주변에 주입하는 방법.
3) Injection foam
: 가장 섬세한 맞춤 작업이 가능한 형태로서 안쪽 신발 주변에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두 종류의 화학 물질을 주입하여 거품을 형성하도록 만든다. 주입량을 조절하여 약간 편안하게 만들 수도 있고 레이서 들이 원하는 단단한 맞춤 형태를 만들 수도 있다.

 

8. 발열 기능(Electric heat system)

충전용 건전지를 스키화의 뒤쪽에 장착하는 구조로 발의 순환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9. 보행 기능(walking mode)

간단한 조작으로 커프가 뒤로 풀려 전경각이 없어지는 기능으로 스키화를 신고 보행하기 편하게 만든 기능. 주로 여자용이나 초중급자 모델에 포함된다.

 

이상적인 스키화는 '편안함/기능성/안전성'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스키화이다.

제작사들은 해마다 첨단 기술을 동원한 연구 개발을 통해 이상적인 스키화를 만들려고 애쓰고있다. 하지만 스키화는 1957년 로버트 랑게가 처음으로 스키화의 겉을 플라스틱으로 뒤집어 씌워버린 이래, 그 동안 ‘기능성’에서는 점점 나아지는 양상을 보여왔지만, 안타깝게도 '편안함과 안전성'의 문제에서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스키어들은 여전히 발이 아프거나 헐렁한 스키화로 인해 고생을 하고있으며, 안전 문제에서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이란 더 큰 숙제만 새로 생겨나고 말았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미련한 인간이 자연에서 즐기는 형태의 스포츠에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호기심은 끊임 없이 해결 방법을 추구해 나가고...


Seung-Pyo Eun MD, PhD
Orthopaedic surgeon, Medical correspondent
Korea Sports Medicine Center

“넘어져서 미끄러지다가 일어나려 하지 마세요.
넘어지면 손을 앞으로 가져가고 다리를 모으세요.
전방 십자 인대 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ACL Awareness Program –

“스키 장비 전문점에 가서 장비 검사하시고,
바인딩 이탈 수치를 표에 맞게 조절하세요.
다리 부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Check it out! -

“Serious & Safe Ski for Everybody!”
- CMC SKI TEAM -
[출처] [스키] 자신에 맞는 스키화(부츠) 고르기|작성자 빨간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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