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자연이든 사람이든 세상이든 다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2007. 5. 31. 11:50[사람과 향기]/▒ 문학의향기 ▒

자연이든 사람이든 세상이든 다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마음이 진정한 인간의 마음으로서
맑고 투명하다면 그 그림자인 세상도 맑고 투명해진다. 세상에서 온갖 사건, 사고와 비리들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맑고 향기롭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꼭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자기 존재에 대한 그때그때의 물음, 나는 누구인가, 어떤 것이 내 
온전한 마음인가, 거듭거듭 물음으로써 삶이 조금씩 개선되고 삶의 질도 달라진다.
우리가 너무 외부적인 것, 외향적인 것, 표피적인 것, 이런 데만 관심을 갖다 보니까 마음이
황폐해졌다. 옛날보다는 훨씬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마음들은 더 허전하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현대 문명의 해독제는 자연밖에 없다.
인간이 마지막으로 기댈 데가 자연이다. 자연은 인간 존재와 격리된 별개의 세계가 아니다.
크게 보면 우주 자체가 커다란 생명체이며, 자연은 생명체의 본질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자연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커다란 우주 생명체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을 함부로 망가뜨릴 수 없다. 동양의 전통적인 생각 속에서는 커다란 산이라도 하나
의 생명체로 여겼다. 그래서 등산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꼭 입산, 산에 들어간다고 했지 산에
오른다는 말을 감히 하지 않았다. 자연은 우리가 하나의 수단으로서 생각할 것이 아니고 생명
의 근원으로서, 커다란 생명체로 여겨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오늘과 같이 지구의 환경오염이
나 과소비 문제가 안 생겼을 것이다.
자연을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정복의 대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문
제가 생겼다. 산에서 살다 보면 자연처럼 위대한 교사가 없다.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 그것은
관념적이고 피상적인 것이다. 자연으로부터 얻어듣는 것, 그것이야말로 근본적인 것이고 그때
그때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또 자연은, 태양과 물과 바람과 나무는,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무상으로 준다. 우리는 그걸 감사하게 받아쓰면서 활용해야 하는데, 그것을 허물고 더럽
히는 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 말하자면 생명의 근원을 우리가 자꾸 허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음을 맑게 하고 자연 속에서 많은 생명체들과 교감하며 나누면서 사는 기쁨, 그것을 내가 낱
낱이 다 알리지는 못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또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사람은 어떤 묵은
데 갇혀 있으면 안 된다. 꽃처럼 늘 새롭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살아 있는 꽃이라면 어제 핀
꽃하고 오늘 핀 꽃은 다르다. 새로운 향기와 새로운 빛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자기가 살던 집을 훌쩍 나오라는 소리가 아니다. 낡은 생각에서, 낡은 
생활 습관에서 떨치고 나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눌러앉아서 세상 흐름대로 따르다 보면
자기 빛깔도 없어지고 자기 삶도 없어진다. 자주적으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남의
장단에 의해서, 마치 어떤 흐름에 의해서 삶에 표류당하는 것처럼 되어 버린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곧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자기답게 거듭거듭 시작하며 사는 일이다. 낡은 탈로부터, 낡은
울타리로부터,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생명은 늘 새롭다. 생명은 늘 흐르는 강물처럼 새롭다. 그런데 틀에 갇히면, 늪에 갇히면, 그것이
상하고 만다. 거듭거듭 둘레에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라도 늘 흐르는 쪽으로 살아야 한다.
                                  -법정 스님의 말 중에서-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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