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존재의 바다

2007. 6. 2. 09:08[사람과 향기]/▒ 문학의향기 ▒

존재의 바다 - 서 정 윤 -
꽃이 으르렁 소리를 내면 살기 등등하던 허무와 혼잡스러움이 자취를 감추고 빈 노트 속의 고요함이 깨어져 버렸다 허기진 벌레들의 분주함 풀들이 무리지어 골짜기 물을 마시러 내려온다 시간만 충분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요란한 벌레들과 함께 가고 존재의 바다에서 보면 인간은 풀잎 위를 걷는 구름날개를 지녔다 하늘이 돌며 바뀌어도 제자리이고 산들이 자라는 하오의 허둥거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손들이 시간을 끌어당기고 미래는 그래도 만져지지 않는다 파란 날개들이 책상설합 속에 가득차 상자를 나오려고 파닥거린다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면서 살아있는 비밀을 혼자 듣고 있다.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