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과 심상정의 ‘문국현때리기’에 대한 반박

2007. 8. 31. 11:57[사람과 향기]/▒ 삶 의 향 기 ▒

    전여옥과 심상정의 ‘문국현때리기’에 대한 반박

    문국현의 정치참여에 대한 기대


    문국현씨의 대선 출마 선언이 여러 정파와 후보군의 이해관계를 흔들고 있는 것 같다. 범여권은 통합신당이란 틀을 일구어 내고 경선일정에 돌입했지만 지지자의 입장에서는 막상 뭔가 중요한 요소가 빠진 것처럼 허전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문국현씨의 출마선언으로 누구보다 범여권 지지자들이 술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면 세력과 정체성은 존재하지만 리더십이 부재한 현재의 여권에 대해 문씨를 확실한 대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한 여권후보들은 문씨가 후보경선에 합류함으로서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기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지지자들의 환호는 그를 단순히 여권의 군소후보 중 한 명으로 취급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그의 출마에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그가 평생을 거쳐 일군 '성공한 CEO로서 모범적 인생을 살아온 가장으로서의 깨끗한 이미지와 그가 대선출마의 화두로 던진 '사람중심의 진짜경제론‘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고, 이러한 문국현씨의 참신한 정치에 대한 접근이 자칫하면 구태의 틀을 벗어던지지 못한 기존 정파의 이해관계에 함몰되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소멸될 것을 경계하는 것처럼 보여 진다. 이 시점에서 통합신당과 문후보가 어떻게 관계를 정립하는냐는 향후 대선 판도를 흔들 중대 변수로 보여 진다.


    역시 무지한 전여옥

    전여옥의원의 입을 통해 전해진 한나라당의 문국현에 대한 비판은 두려운 상대를 카운트파트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의원이 문후보를 놓고 ‘재계의 노무현’이라고 비아냥댄 근거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문후보를 애써 ‘재계의 노무현’이라고 폄훼하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척하는 것은, 환경친화적이며 인간존중적이며 노사공존의 길을 걸어왔으면서도 매출 1조원의 성공을 이룬 문국현의 성공신화가,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성공만을 가치로 지향해 온갖 부작용을 양산해온 이명박식 성공신화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복선이 깔린 대응으로 보여 진다.

    전의원이 문후보와 노무현대통령의 아이덴티티를 시도함으로서 얻는 효과는 크다. 대중은 ‘경영자로서 노무현’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부도난 생수회사를 떠올릴 것이고, ‘격식을 파괴한 탈권위주위자로서의 노무현’은 극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지내온 참여정부 집권 5년을 떠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비는 문씨가 성공한 기업인이고 인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온당치 않다. 전여옥의원의 말대로 그의 주변에 ‘문국현씨를 문규현신부로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것은 전여옥 주변 사람들이 무지몽매한 것을 탓할 일이지 문씨의 낮은 인지도를 탓할 일은 아니다.


    심상정의원의 온당치 않은 비판

    문국현씨의 대선출마가 민주노동당에 주는 충격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민주세력 집권 2기를 지내는 동안 민주노동당은 정부 여당의 개혁정책 표류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정부여당의 개혁좌절에 실망하여 이탈한 지지자를 흡수하는 반사이익을 챙겨왔다. 하지만 대규모로 정부여당을 이탈한 지지세력 중 다수는 민노당으로 흘러들지 않고 관망자로 떠돌고 있는 임계시점에서, 이제까지의 여권주자들과 달리 확고한 리더십과 사회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한 문씨의 정치입문으로 인해 흘러든 지지자들까지 이탈하는 양상을 우려하고 있는 듯 하다. 민주노동당이 문씨의 출마에 대단한 경각심을 가지고 경계하고 있다는 것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경선 일정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민주노동당의 심상정의원이 문씨의 출마에 대해 이례적인 비판 기사를 기고한 사실만 보아도 잘 드러난다.

    심의원은 기사를 통해 문국현의 ‘진짜경제론’이 이명박의 ‘가짜경제론’과 다르며 ‘창조적 지식근로자의 중소기업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4교대제의 성과’ 등을 “현실성 있고 참신하며 진지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문국현씨가) 타락한 CEO에 비해서 참신한 CEO이지 진정 노동자의 아픔을 아는 지도자는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심의원은 그 비판의 준거로 ‘딸을 비정규직으로 취직시키고 나서야 파견근무의 문제점을 알게 됐다는 일화’를 들었지만 그의 비판은 넌센스이다. 심의원이 파견근무의 문제점을 문후보 보다 일찍 알았고 노동자의 아픔을 보다 더 잘 아는 노조출신이라고 해서 그가 문후보 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사람입국은 여전히 노동자 등 대중을 생산요소로 바라볼 뿐’이라며 “문후보는 노동자를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한다.”는 비판도 근거가 박약하다. 문국현씨가 4교대제를 통해 2개조는 근무하고 1개조는 휴식하고 1개조는 교육훈련함으로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자랑하는 것은 그것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경영자로서의 마인드가 드러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훈련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된 노동자의 개인적 가치 또한 상승했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반대급부를 심의원은 외면하고 있다.

    문후보가 ‘한미 FTA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교육과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 오로지 경쟁력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문후보가 CEO의 관점에서 사람과 정치를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은 심의원이 ‘모든 자본과 경영자가 타락했다.’는 전제하에 자본과 경영자를 부정하게만 바라보고 있는 그의 편견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예일 것이다.

    심의원이 문후보를 비판하는 기사에서 ‘새마을이 밟은 풀뿌리 공동체의 복원’을 언급한 것도 생뚱맞다. 새마을운동은 박정희의 개발독재에 의해 전개되었고 ‘풀뿌리 공동체의 복원을 통한 가치창조’는 심의원이 주장하는 사회개혁 방안일 뿐 이다. 문후보가 이러한 심의원의 주장에 대해 품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구절절 자신의 주장까지 곁들여 문후보를 수구 기득권 세력과 동일시 시켜 보려는 시도가 안쓰럽다. 심의원은 심의원의 길을 담담히 걷는 게 오히려 좋았을 듯 하다.



    - 라이(phosarang)님의 블로거(http://blog.hani.co.kr/phosarang) 글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