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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화나 등산복이 없어도 운동화 신고 평상복 입고 얼마든지 산행할 수 있다. 불편할 뿐이다. 그러나 처음 간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독도법을 모른다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독도법은 생존 기술이다. 이렇듯 중요할진데 기능성 재킷, 등산화, 배낭 같은 장비에는 몇십만 원씩 쓰면서 이런 하드웨어를 조종하는 소프트웨어인 독도법은 소홀히 여기는 게 사실이다. 산에 다닌 지 오래된 이들 중에도 등고선 지도를 볼 줄 모르고 독도의 기본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모르면 가만히라도 있을 것이지 목소리만 커서 엉뚱한 길로 사람들을 끌고 가 일행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산에서 ‘사람들 따라가면 되겠지, 이정표 따라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몇 번 갔던 산이라도 날씨나 계절에 따라 얼마든지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독도법은 산행대장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등산인의 필수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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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에 활용되는 장비들. 지형도와 등산지도, 프린트한 위성지도, 1~3차원 나침반, 맵미터기, 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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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필수 장비, 지도와 나침반
독도법을 빨리 익히는 법은 간단하다.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산에 가는 것이다. 늘 가던 산은 길이 머릿속에 있기에 초행 산을 택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산행 들머리, 즉 산 입구를 찾는 것이다. 들머리 찾기는 독도법을 제법 안다고 하는 사람도 쉽지 않다. 도시 근교 산의 경우 빠른 개발로 인해 새로운 건물이나 도로가 금방 생겨난다. 그래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현지 지형을 조사해서 지도를 제작하고 출시하는 동안 조사 당시 없던 건물이나 도로가 생겨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름 독도에 일가견이 있다는 이들도 복잡한 도로와 건물이 있는 산 입구에서는 산속보다 더 어려워한다.
이때 인터넷 지도를 확인하면 입구 찾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포털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와 다음(www.daum.net)의 지도 서비스에선 하늘에서 찍은 위성 지도와 파노라마 지도를 제공한다. 산 입구를 하늘에서 찍은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찍은 사진들이라 들머리까지 이어지는 길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도를 볼 땐 축척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1대1이다. 지도는 이것을 줄여놓은 것으로 축척에 따라 거리 차이가 난다는 걸 반드시 명시하고 절대 잊어선 안 된다. 1:50,000 축척 지도에서 1cm는 50,000cm=500m다. 2cm는 1km가 된다. 내가 100m를 걸으면 지도에서 2mm를 간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축소해서 지도에 표기한다는 것은 사실 무리다. 적절히 생략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등산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등고선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등고선 간격이 좁으면 가파르고, 넓으면 평탄하다. 등고선의 흐름에 따라 호흡도 같이 가빠진다. 나침반 안의 돋보기 기능을 사용해 등고선을 보면 훨씬 더 실감나게 길이 보인다. 이를테면 땅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지형도는 크게 능선, 안부, 봉우리, 계곡, 사면 다섯 가지를 나타낼 수 있다. 초보자는 지형도를 실제 지형과 자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훈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형도가 3차원 입체로 보인다. 지도를 제대로 읽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지도는 색상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자연 지표면은 갈색, 인위적인 것은 검정색, 계곡이나 폭포는 청색이다.
도로 구분 역시 색깔로 한다. 고속국도는 청색, 국도는 빨간색, 지방도로는 초록색이다. 색상이 채워지지 않은 두 줄로 이어진 도로는 등산지도에서 콘크리트 포장길과 비포장길 모두 지칭한다. <월간山> 등산지도에서는 등산로를 빨간 점선과 실선으로 표기하는데 이런 오솔길 외에도 물길, 동물길, 심마니길이 있다. 산에서 이러한 길을 다 구분할 수 있다면 상당한 실력의 산꾼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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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이 수북이 쌓여 길구분이 어렵다. 이럴 땐 길 냄새로 길을 찾아야 한다. 길 냄새란 경험을 통한 노하우와 감각을 뜻한다. 자세히 보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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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갈래길이 나왔을 때는
갈림길이 나왔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야 한다. 나침반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답을 알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따라가다간 원래 가려던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
자북선 긋기
먼저 지도에 자북선을 그어야 한다. 자북선이란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의 선을 말한다. 우리가 어느 곳에 위치하여도 항상 일정하게 북쪽을 즉시 알려주는 것은 진북(북극)도, 도북도 아닌 나침반이다. 그런데 사용하는 지도의 북쪽 방향(진북선=경도선), 나침반의 북쪽 방향(자북선)은 자편각만큼 차이가 있어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에 자북선을 미리 그어놓는다면 사용하는 데 매우 편리하다.
①지도의 하단 방위표에 표시된 자편각을 확인한다.
②나침반의 진행선(눈금테)에 자편각의 각도를 맞춘다(360˚-자편각). 자편각이 8˚라면 360˚-8˚=352˚도에 맞추면 된다.
③나침반의 북방지시화살표 또는 보조지시선을 진북선(경선)에 일치시킨다.
④나침반의 좌우변에 선을 그으면 자북선이 되며 이 자북선은 진북선과 자편각(8˚)만큼 기울어져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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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북선을 긋는 모습. 나침반의 경도선을 맞추고, 북방지시보조선을 지도의 경도선에 대고 그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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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의 방위각 측정
①지도상에서 현재 나의 위치와 가고자 하는 목표지점을 찾는다.
②나침반의 우변(또는 좌변)을 현재 위치에서 목표지점에 맞춘다. 이때 반드시 진행선의 화살표(나침반 가운데 큰 화살표) 방향이 목표지점 방향으로 되게 나침반을 위치시켜야 한다.
③나침반의 다이얼을 돌려 다이얼원 안에 있는 북방지시화살표(또는 보조지시선)와 미리 그어놓은 자북선(빨간선)과 일치(또는 평행)되게 한다. 이때 북방지시화살표의 화살표 방향이 자북선의 북쪽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④나침반의 진행선(눈금테)에 나타난 다이얼의 숫자가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의 방위각이다.
이러한 지도상의 방위각 측정방법을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게 되면, 곧 잊어버리게 된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매우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원리를 알고 나면 매우 간단하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현재 위치와 목표지점의 방위각을 측정하는 것이다. 방위각이란 목표지점이 현재 지점으로부터 북쪽(자북)에서 몇 도만큼 시계방향으로 돌아갔나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침반을 사용하지 않고 각도기를 사용하여 간단히 측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나침반을 사용하는 것은 실제 현장에서 각도기까지 휴대하기 불편하므로 나침반을 각도기처럼 사용하여 방위각을 측정하는 것이 위에서 설명한 방법이다. 나침반의 구조를 잘 살펴서 어떻게 각도기로 사용되었는가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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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각 진행
이렇게 지도상에서 측정된 방위각은 지도상의 목표지점으로 가려면 실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측정된 지도상의 방위각 방향을 현장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현장에서의 방위각 진행이다.
①지도상에서 측정된 방위각만큼 다이얼을 돌려 눈금테에 맞춘다. 바로 측정한 상태라면 돌릴 필요가 없이 맞추어져 있을 것이다.
②나침반을 왼손에 들고 가슴의 중앙 앞부분에 놓은 다음, 북방지시화살표(또는 보조선)와 빨간 자침(북침)이 일치하도록 몸을 돌린다.
③나침반의 진행선 방향이 지도에서 측정한 목표지점의 방향이며, 북방지시화살표와 북침을 일치시킨 상태로 진행하면 목표지점에 도달한다.
그러나 실제 산행에서 방위각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등산로는 직선으로 나 있는 것이 아니며, 목표지점을 직선으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목표지점의 방향을 확인하고 그쪽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을 찾아내서 길을 잡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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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침반의 확대경을 통해 지도를 보면 길의 흐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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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정치
실제 지형의 동서남북과 지도의 동서남북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독도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지도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도와 실제 지형의 방향을 일치시켜 놓아야 하는데, 이것을 지도정치(正置)라 한다.
①지도에 미리 그어놓은 자북선과 나침반의 북방지시화살표 또는 보조지시선이 일치되게 나침반을 올려놓는다. 이때 다이얼의 눈금은 중요하지 않다.
②나침반이 움직이지 않게 지도를 돌려 자침과 북방지시화살표가 일치되게 한다.
③주의할 점은 화살표 방향으로 빨간 자침이 가도록 해야 남과 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도정치를 하는 방법은 위와 같은 방법 외에 나침반의 자침과 지도상의 자북선을 일치시키면 된다.
이렇게 지도정치를 한 후 실제 지형과 지도를 비교해보면, 지도상의 봉우리, 능선, 계곡 등이 실제 지형의 방향대로 잘 표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독도를 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 지도정치이다. 운행을 하며 계속 지도정치와 실제 지형을 비교해가면 자신이 어느 능선, 어느 계곡, 어느 길을 따라 왔는지, 자신이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목표지점을 지도에서 찾기
“저기 보이는 봉우리는 지도상의 어떤 봉우리일까?”라는 문제를 푸는 것이다. 먼저 찾고자 하는 목표지점의 현장 방위각을 측정하고, 지도상의 나의 위치에서 측정된 방위각 방향을 그려보고 그 방위각 방향선상에서 등고선을 살펴보아 목표지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먼저 자기 위치를 지도상에 정확히 표시할 수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목표지점 방위각 측정
①현재 위치에서 나침반을 왼손에 들고 눈과 나침반의 진행선과 목표지점이 직선이 되도록 일치시킨다.
②일치된 나침반이 좌우로 움직이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며 다이얼을 돌려 북방지시화살표와 북침이 일치되도록 한다.
③나침반의 진행선(눈금테)에 나타난 숫자가 현재 위치에서 목표지점의 자북 방위각이다.
목표지점 찾는 방법
현장에서 측정된 목표지점의 방위각을 지도상에서 대충 가늠해보면 목표지점이 지도상의 어느 곳인가를 알 수 있다. 즉 지도상 나의 위치에서 방위각 방향의 등고선을 살펴보며 목표지점의 거리와 등고선 특징을 종합해보면, 목표지점을 지도상에서 찾아낼 수 있다.
①측정된 방위각만큼 다이얼을 돌려 눈금테에 맞춘다. 바로 측정한 상태라면 돌릴 필요가 없이 맞추어져 있다.
②지도상에서 현재 나의 위치를 찾는다.
③나침반의 좌변(또는 우변)의 아랫부분을 현재 위치에 대고, 이것을 중심축으로 하여 나침반 전체를 돌려 북방지시화살표(또는 보조지시선)와 자북선이 일치되게 한 다음, 좌변에 직선을 긋는다. 이때 반드시 진행선의 화살표 방향이 목표지점 방향으로 되게 나침반을 위치시켜야 한다.
④그어진 직선상에 목표지점이 있으며, 측정한 방위각만큼 자북선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간 각도 방향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 방향선상에서 등고선의 특징과 거리를 살펴보아 목표지점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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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각 진행. 출발하는 곳과 갈 곳이 비교적 직선 경로에 있어야 효용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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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위치 찾기
독도를 할 때는 가급적 자기 위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출발지점에서부터 계획한 루트로 진행해가며 지도의 등고선과 실제 지형을 비교해가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만약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면 올라가며 만나는 지계곡의 방향과 위치를 살피며 자기 위치를 확인한다. 능선이라면 갈라지는 능선과 작은 봉우리들의 오르내림, 주변 봉우리나 능선을 지도와 비교하면 자기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밝힌 방위각 측정방법은 모두 지도상에서 자기 위치를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목표지점을 찾는 방법이다. 때문에 독도를 할 때는 지도상의 자기 위치를 놓쳐선 안 된다. 그러나 간혹 지도상의 자기 위치를 잃어버렸을 때, 지도와 나침반으로 자기 위치를 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 방법에도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자기가 지도상의 어느 선상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한다. 정확한 포인트는 모르더라도 어느 계곡인지, 어느 능선상에 있다는 것쯤은 알아야 한다.
어느 선상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면 교차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교차법도 특정한 두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현장과 지도상에서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①정확히 알고 있는 어느 실제 지형의 지점(보통 봉우리)의 방위각을 측정한다.
②측정된 방위각만큼 다이얼을 돌려 눈금테에 맞춘다.
③지도상의 목표지점에 나침반의 진행선 방향 좌변(또는 우변)을 대고 북방지시화살표와 도북선(또는 자북선)이 일치되게 나침반을 돌린다.
④좌변에 직선을 긋고 그 선과 내가 현재 지나고 있는 선(계곡, 능선, 등산로 등)과 만나는 곳이 내가 현재 위치한 곳이다.
독도법 훈련방법
①독도법은 산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산 입구를 찾아가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마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들머리 찾는 연습을 해야 한다.
②찾아갈 봉우리를 정했다면 갈림길에서 갈 길을 찾아내야 한다.
③능선에서 독도법을 연습한다.
④능선에서 하산하는 지점, 분기점을 찾아내는 연습을 한다.
⑤하산길에서 만나는 갈래길에서 정확히 길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실전 독도법
쉬운 듯 복잡한 듯 보이는 것들을 잔뜩 설명했다. 그러나 독도법을 한번에 완벽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때문에 지도와 나침반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다음, 산에 가서 차분하게 연습해야만 자기 것이 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독도법 이론만 가지고 실제 산에서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더 어렵다는 점이다.
나무와 숲에 가려 방위각 측정은 고사하고 지형조차 제대로 볼 수 없거나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지도와 나침반이 쓸모없는 물건이 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독도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상의 거리와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산행 거리에 대한 거리 감각과 등고선 변화에 대한 감각, 지형 변화와 방향 변화에 대한 감각, 관찰력, 판단력, 분석력 같은 것들이 실제 등산 경험을 통해 종합적으로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행할 때마다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그 산의 지형과 지도의 지형을 맞춰보면서 독도법을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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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머리를 찾을 때는 인터넷에서 출력한 위성지도를 준비하면 길찾기가 한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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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전 준비할 것들
산행하기 전에 집에서 미리 산행할 산길과 주변의 지형에 대해 등고선을 보고 익혀 둔다. 능선과 계곡이 복잡하게 얽혔다면 주요 능선을 형광펜으로 표시해서 능선과 계곡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또 주요 지점을 표시한다. 주요 지점이란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지형지물과 반대로 길을 잃기 쉬운 갈림길이나 길이 잘 나 있지 않은 곳이다. 두 계곡이 만나는 곳이나 능선이 갈라지는 곳도 이런 지점에 속한다.
지형도에 높이 표시가 없는 봉우리나 계곡, 능선들의 이름을 찾아서 적어 놓고, 지도에 미리 자북선을 3~4cm 간격으로 그어 놓는다. 자북선을 그릴 때는 물기에 번지거나 등고선이 가려지지 않도록 검정색 가는 볼펜을 쓰는 것이 좋다. 산행하려는 산길 주변 계곡선에 100m 단위로 높이를 적어두면 산행하면서 일일이 등고선을 따라 확인해볼 필요가 없어 편하다.
실전에서 길 찾아가기
산행 중에는 항상 지도와 지형을 비교해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지도를 볼 때는 책을 보듯이 바르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서 가려고 하는 방향 쪽으로 지도를 돌려놓고 봐야 이해가 잘되며, 되도록 지도정치를 해서 지형의 방향과 지도의 방향을 일치시켜 놓으면 길 찾기가 쉽다.
무턱대고 나침반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 나침반은 지도와 지형을 계속 관찰하면서 산행을 하고 있을 때 비로소 쓸모 있는 도구가 된다. 자기가 어디 있는지,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면 소용없다.
길을 찾는 데는 갈라지는 계곡만큼 관찰하기 좋은 지형지물이 없다. 예를 들어,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오른쪽 몇 번째 계곡에서 어느 쪽으로 갈라지는 계곡을 따라 가야 하는가를 확인해 가면 쉽고 정확하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능선은 눈높이 위에 있기 때문에 능선의 연결 상태를 정확히 관찰하기 어렵다. 또한 경사진 비탈이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능선처럼 보이기도 하고, 능선이 봉우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위로 능선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갈라지는 능선에서는 길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갈라지는 능선을 생각하지 못하며 지나치기도 하고, 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능선을 곧장 지나온 것으로 착각해서 방향감각에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가지 능선을 주 능선으로 잘못 알고 가지 능선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형과 등고선을 살펴볼 때는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범위를 넓게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길을 잃었을 때 길 찾는 법
흔히 길을 잃었을 때는 산 전체를 살펴볼 수 있는 능선으로 올라가서 살피라고 하지만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능선에 올라가도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눈에 보이는 계곡의 변화를 살피는 것이 더 현명하며 산행한 거리와 걸린 시간을 따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크고 험한 산이라도 제법 큰 능선과 계곡에는 반드시 길이 있다. 길을 잃어 조난당했을 경우 무조건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대개 한 두 시간만 내려가면 되며 아무리 길어도 다섯 시간 안에는 마을에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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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 지도 사용법
인터넷을 통해 네이버(www.naver.com)에 접속한다. 검색창에 ‘지도’라고 친 후 엔터 키를 친다. 상단 ‘바로가기 네이버 지도 http://map.naver.com/’를 클릭한다.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산 이름 혹은 들머리 지역명, 주요 지명 중 하나를 쳐 넣고 엔터 키를 친다. 만약 북한산에 가기 위해 ‘도선사’를 검색하면 전국의 도선사가 왼쪽 바에 나열된다. 여기서 우이동 도선사를 찾아 클릭한다.
지도가 표시되면 오른쪽 상단의 ‘위성’ 바를 클릭하면 지도가 그림에서 사진으로 바뀐다. 오른쪽 상단에 확대(+)와 축소(-) 버튼을 눌러 찾고자 하는 지점의 화면을 조정한다. 화면 우측 상단에 ‘인쇄하기’ 버튼을 누르면 다시 별도의 창이 뜬다. 별도의 창에서 한 번 더 지점을 조정하여 우측 상단의 ‘인쇄하기’를 클릭하면 프린트에 인쇄되어 위성사진이 나온다.
그 밖에 파노라마 기능이 있는데 이는 항공사진을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위성사진과 달리 45도 정도로 비스듬하게 지형을 볼 수 있다. 장점은 훨씬 가깝고 선명하게 지형을 볼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해 파노라마 정보가 있다. 또한 별도의 인쇄 버튼이 없으므로 ‘프린트 스크린 키’를 눌러 복사한 다음 그림판에서 지도를 잘라내어 인쇄해야 한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도 비슷한 지도 기능이 있다. 이용방법은 네이버와 거의 동일하며 ‘스카이뷰’가 위성 지도 기능이다. 그러나 스카이뷰에는 등고선이나 등산로 표시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으며 그림지도만 프린트가 가능해, 스크린뷰에서 프린트를 원할 경우 프린트 스크린 키로 잘라내서 인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다만 확대시 현상도는 다음이 더 선명한 편이다. 이렇게 출력한 위성사진 지도와 파노라마 지도에 펜으로 들머리까지 가는 최단거리 접근로나 등산로를 표시해두면 산행시 편하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인터넷 위성지도의 원조는 구글어스(Google Earth)이며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면 선명한 화질의 위성사진을 볼 수 있다.
족집게 포인트
●세 가지 기술을 능숙하게 구사하면 등산의 재미는 배가 된다. 갈래길에서 맞는 길을 찾아가는 기술, 멀리 보이는 봉우리를 지도에서 찾아내는 기술, 현재 나의 위치를 찾는 기술이다.
●산에 올라가며 길을 찾는 것은 쉬우나 하산하며 길을 찾는 것은 훨씬 어려우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산 갈림길까지 30분이라고 지도에 적혀 있을 경우 20분을 지나면서부터는 갈림길을 찾는 데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
●지도는 항상 뒷북이다. 현장 조사→지도 제작→현장 변화, 쉽게 이렇게 변하므로 지도가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하여 유추해서 봐야 한다. 지명이나 명칭도 오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와 등산지도, 포털에서 프린트한 위성사진 이 세 가지를 가지고 다니면 가장 완벽하다. 들머리를 찾을 때는 위성사진, 전체 지형을 볼 때는 등산지도, 세세한 지형을 볼 때는 지형도를 활용하면 좋다.
●우리나라는 전체 지역이 모두 도자각 마이너스대이며, 2009년 11월 현재 수도권 지역은 서편각 8도, 남쪽은 더 좁아진 7도대다. 지역마다 도자각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산을 읽어야 한다. 방향을 먼저 읽고, 그 다음 지형을 읽고, 그 다음 시간을 계산한다.
●길 냄새를 맡아야 한다. 방위각 진행을 할 때도 비슷한 방향으로 나뉘는 갈래길이 나오는 경우 종합적으로 유추해갈 길을 찾아내야 한다.
●나침반을 들었을 때 만년필이나 시계 등 자석이나 쇠붙이가 있으면 오작동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독도법은 집에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도를 준비하고 갈 코스를 표시하고 인터넷에서 위성사진을 프린트하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
●독도법은 산에서 낮에 연습하고 비 오는 날, 안개 낀 날 연습하고 저녁에 시작해 밤까지 연습하고 밤에 시작해 더 깊은 밤까지 연습하면 달인이 될 수 있다.
●산악회의 리더는 정상에서 쉬더라도 방향감각을 항상 가지고 어디로 갈 건지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술이 방위각 진행이다.
족집게 강사 박승기
“산행이 끝나면 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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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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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나라에서 박승기(53) 강사만큼 독도법을 오래 강의한 이도 드물 것이다.
1985년 코오롱등산학교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껏 했으니 24년째다. 현재 대산련 등산교육원 교수인 박 강사는 서울에서 5대 내리 살아온 서울 토박이다. 어릴 때부터 북한산을 무척 좋아해서 중고교 시절부터 산을 쏘다녔다. 1980년에는 76일간에 걸쳐 태백산맥을 종주했으며 종주기를 본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산길이 제대로 나 있을 때가 아니었기에 살아남기 위해 독도를 했다.
그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다. 조금은 엉뚱하지만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잘 낸다. 건축설계사인 그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진보적인 설계를 해서 외면받았다. 1990년대에 화장실 타일의 차가운 느낌이 싫어서 다른 소재를 써서 눈총을 받기도 했고, 경주의 호텔 설계공모에서 첨성대 모양의 호텔을 설계해서 업계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또한 독도법에 크게 신경쓰지 않던 1980년대부터 독도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다녔으며 오리엔티어링연맹 이사를 맡기도 했다.
독도법과 관련해선 지도상에서 간단하게 경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승기자’를 개발해 특허출원을 냈다. 근래에는 KTC(Korea Trail Club)를 창립하여 전국 각지에 둘레길을 조성, 붐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산 라운드 트레일이다. 또한 풍수지리까지 꿰고 있어 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 가장 최근에는 산 오르막에서 발을 안으로 모아 걷는 ‘타이거 스텝’을 고안하기도 했다. 이렇듯 그는 끊임없이 솟구치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
박 강사는 독도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와 나침반에 대한 애정이 있고 도전의지가 있어야 한다. 연습을 할 때는 가던 길 100번보다 모르는 길 10번이 낫다”고 강조한다.
“독도법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시야를 넓게 가져야 한다. 넓게 봐야 좁은 것도 보인다. 나도 완벽하진 않다. 산에서 나도 길을 잃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날머리에 내려와 산을 되돌아보면 한편의 오케스트라가 완성되고, 나는 어느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어 있다. 산이 나의 오케스트라이고 지도가 악보이며 나침반은 지휘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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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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