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히말라야 등반객 테러 10명 사망

2013. 6. 24. 10:03[알피니즘]/▒ 산 악 뉴 스 ▒

수니파 무장세력 호텔서 총격
외국인 관광객 집단 살해 처음

파키스탄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등반하려던 외국인 관광객들을 살해한 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테러가 빈발하는 파키스탄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을 집단으로 살해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발티스탄에 있는 낭가파르바트봉 기슭의 한 호텔에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난입해, 이 산을 오르려는 외국인 관광객 9명 등 모두 10명을 살해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테러로 우크라이나인 5명, 러시아인 1명, 중국인 3명 및 파키스탄 가이드 1명이 숨졌다. 이 지역의 수니파 무장세력인 ‘준둘라’는 이날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으나, 동기는 아직 명확치 않다고 영국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중국과 접경 지역에 있는 낭가파르바트봉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세계 9번째의 고봉(8126m)이다. 6~7월에 산악인 및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길기트-발티스탄은 파키스탄이 인도와 영유권 분쟁으로 여러 차례 전쟁을 벌인 카슈미르 지역에 속하지만, 최근까지 치안이 안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였다.

 

경찰 제복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들은 자정께 호텔을 급습해, 외국 관광객들의 여권과 돈을 빼앗은 뒤 총기를 난사해 살해했다고 현지 경찰이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이번 사건은 카슈미르를 이슬람 지역으로 분리독립시키려는 이슬람주의 세력들의 테러로 추정된다.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 자리를 잡고,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나뉜 카슈미르 지역 전체를 파키스탄으로 합병하거나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테러 활동을 벌여왔다. 2008년 인도 뭄바이에 잠입해서 시가전에 준하는 테러 공격을 벌인 ‘라슈카르 타이바’도 카슈미르의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이다.

 

무고한 민간인 관광객을 표적으로 한 이 사건으로 파키스탄에서는 테러 안전지대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시에드 메디 샤 카슈미르 주지사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름에 이곳에 오고, 우리 주민들이 그 관광객들의 돈으로 먹고산다”며 “이 사건은 이 지역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