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

2007. 9. 20. 08:45[사람과 향기]/▒ 문학의향기 ▒

 

佳人


1)

덧없어라!

人이 무엇이며 生이 무엇이며

나의 知가 무엇이냐

내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도다

어찌하여 내가 혼란스러움에 神을 원망하며

그 지으심에 불만할까

 

수천수만가지 言語가 있을진데

마지막 인사 조차 싫어라

紅顔으로 도망치듯 가는 浸月

그리도 급히 떠나는 그 심사

이런저런 사유도 다 옳다만은

속시원히 해 줄 말 그리도 없다던가

 

허다히 많은 人緣 돌아서면 남이지만

맺고 풀 人緣도 없지만

지난 세월이 무슨 소용이며

마음과 마음이 무슨 무게가 있더냐

풀씨처럼 왔다가 먼지같이 날아가면 되는 것을

천근만근 무게로 왜 날지 못하는가

 

참으로 덧없다

흔들면 지워지는 그 記憶에

수많은 詩語를 어디에다 두며

옷에 뭍은 먼지 털듯 훌훌털고 가는 너

그대의 잘못이 무엇인고하면

뭇 사람 세워놓고 슬그머니 가는 것이라

 

잘 가시오  잘 있으오

인사도 못하는 그 까닭

얼굴붉히며 가는 그 심사

내가 알면 아니되오?

 

그대의 깊음과 높음과 넓음과

차가움과 따뜻함 고요함

그모든것 보여주고 보았다 하였거늘

작음(小心)과 두려움앞에서는 나도 어쩔수없는 것

 

2)

그대의 차가움과 뜨거움에 매료되어 피었던 푸른 잎

그대의 離心에  떨고있구나

그대의 柯枝는  보잘것 없으나

오직 그대의 詩心에  琿心을 실었더니

그 綠樹 뿌리 채 날아가니 어찌 눈물없겠는가

 

그대는   나를 꽃으로  보았더냐 향기로 알았더냐

꽃이 아니니 볼것도 없고

향기도 없을진데

더욱 사람으로 살수없었음이 아프다

 

꽃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어서

그래서 미안하오

그 많은 생각들이 마침내 異하고

까닭 몰라 연연하니

하늘이 나에게 허물을 주고

비로소 모든것이 罪가 되었다

 

너덜너덜 찢어서 羞恥를 장식처럼 달아주며

소리치는 말

계절은 원래 그렇게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난리법석이라 하네

자신의 온기로 키운

풀한포기도 버겁고 꽃도 바람도

힘에 겹다하네

이보시오 어찌 만물이

까닭없이 난리법석이겠오

 

그래도

그대는 神의 눈에 참 아름다운 이

내가 본 계절중에도 제일 아름다웠다

손 흔들어 웃으며 보내고 싶은 琿心

 

친절함

따스함

대화 그리고...

그 어떤 꽃의 향기보다

그것을 먹고 마시고 살았다

너는 나의 아름다운 노래였다

岳友라 하였었네

惡友라 하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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