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운 날

2008. 6. 9. 13:15[사람과 향기]/▒ 문학의향기 ▒


       

      사람이 그리운 날

       

                          강초선

       

      마음이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내음 풀냄새가 아름다운 사랑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돌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링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영혼의 허기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 같은 섬 같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