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9. 13:03ㆍ[사람과 산]/▒ 해 외 원 정 ▒
[브로드 피크(Broad Peak)]
지리적 위치 : Great Karakoram Baltoro Muztagh
위도 : 76°34'25"N
경도 : 35°48'35"E
고도 : 8,047m
1. 개요
발토로 빙하를 거슬러 올라 콩코르디아(Concordia)에 도달하면 고드윈·오스틴 빙하 오른쪽 산들 위로 솟아있는 것이 브로드 피크이다. 이 산명의 유래는 알프스의 브라이트·호른(Breithorn)에 있다. 3개의 봉을 가진 모양이 브라이트 호른과 비슷해서 독일어로 '폭넓은 봉'이라는 뜻을 영어로 이름 붙인 것이 브로드·피크(Broad Peak)이다. 발티 어로 '넓은 눈의 산'이라는 팔첸·캉리(Falchen Kangri)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폭이 넓은 믿음직한 산이다. 왼쪽부터 북봉(7,538m), 중앙봉(8,006m), 주봉(8,047m)으로 이루어진 브로드 피크는 K2의 오른편에 가로 걸쳐져 있다.
근처의 K2가 1902년에 초등의 도전을 받은 것에 반해 브로드 피크로의 초등 도전은 1954년 전까지는 없었다. 1953년에 낭가 파르밧(Nanga Parbat)을 초등했던 헤리히코퍼(Herrigkoffer)는 다음해에 카라코람의 산을 등반할 예정으로 장비의 일부를 길기트(Gilgit)에 남겨 두었었다. 그러나 K2로의 허가는 이탈리아로 넘어가 버렸으며, 포터의 스트라이크로 인해 지연되는 바람에 히든·피크(Hidden Peak)까지 갈 시일이 없어서 브로드·피크(Broad Peak)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오스트리아인 2명을 포함한 일행 12명은 약 4,000m 지점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했다. 이때가 10월 23일인데, 8,000m 봉우리를 오르기에는 조금 늦은 시기였다. 일행이 이름붙인 콩코르디아 빙하를 올라 주봉과 중앙봉 사이의 콜로 계속되는 설전(빙하 상류의 만년설)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C3(6,300m)까지 설치했으나 악천후로 6,900m에서 단념해야 했다.
3년 후인 1957년 6월, 단 4명으로 구성된 오스트리아대가 브로드·피크에 도전했다. 고드윈·오스틴 빙하의 브로드 피크 서릉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인 4,900m 지점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했으며 루트는 전번의 독일대가 시도했던 남서빙하를 피하고 서릉을 택했다.
C1(5,800m), C2(6,400m), C3(6,950m)만을 설치하고 단번에 정상에 오르는 방식을 취한 이들은 두 차례의 정상공격으로 브로드·피크의 초등정을 이루었다.
마르크스 슈무크(Marcus Schmuck)의 리더하에 헤르만·불(Hermann Buhl), 후릿츠·뷘터스텔라(F. Wintersteller), 쿠르트 딤베르거(K. Dimberger) 등으로 구성된 이 원정대는 고소포터 없이 4명이 물자를 올렸으며, 산소도 사용하지 않고서 전원이 정상을 밟았다. 이중 헤르만·불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낭가·파르밧에 이어 두 번째의 8,000m봉을 오른 것이다.
만일 조난이라도 당했다면 무모한 등반이라고 비난받을 등반방식이었다. 비록 오늘날의 알파인 스타일과는 틀리지만 그들은 통상적인 8,000m 봉 등반보다는 일보 전진한 등반을 했다.
2. 등반 루트
1) 서릉
오스트리아대 초등루트로서 주봉과 중앙봉 사이의 콜에서 전위봉을 지나 등정했다. 전위봉은 주봉에서 1시간 거리에 있고 8,035m이다. 57년 초등 당시 1차 공격때 되돌아온 지점으로 이곳을 주봉으로 오인한 예가 몇몇 있다. 1975년, 폴란드대는 이 루트를 통하여 중앙봉을 초등했다.
2) 북릉
1983년 이탈리아의 레나토·카사로또에 의해 북봉이 초등됐을 때의 루트이다.
3) 북서벽
1984년 폴란드의 예지·쿠크추카와 보이텍·쿠르티카가 북봉-중앙봉-주봉의 종주를 알파인 스타일로 성공시켰을 때의 루트이다. 이들은 전년에도 가셔브롬 II봉을 알파인 스타일로 종주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등반이 초등루트인 서릉으로 올랐으며, 다른 8,000m 봉우리에 비해 산소, 고소포터 없이 알파인 스타일로 시도한 경우가 많다. 루트를 찾기가 용이한 이 산을 가셔브롬 II봉과 같이 '히말라야 입문용'이라 하여 고소에서의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는 실험대로 여겨지기도 한다.
3. 캐러반
카라코람 발토로 무즈타그 산군에 속해 있는 8,000m 봉우리들, 즉 K2, 가셔브롬 I, 브로드·피크, 가셔브롬 II에 이르는 캐러반 일정은 콩코르디아(Concordia)까지는 모두 동일하다. 이 산군으로 들어가려면 시발점인 스카르두(Skardu)라는 소도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길기트(Gilgit)에서 자동차로 8시간(241km) 정도 달려야 하고 이슬라마바드에서는 24시간 (약800km)을 달려야 하는 곳에 있다. 매우 험한 산길이므로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이 스카르두에서 닷소(Dasso)까지는 트렉터나 지프차로 6∼9시간(약 78km)을, 시가르(Shigar)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이곳 닷소에서 포터를 구해서 14일 정도의 캐러반을 시작하게 된다. 출발 후 3일 동안은 여러 산골 마을을 통과하지만 아스코레(Askole)라는 마을 이후로는 사람과 동물이 살 수 없는 빙하의 시작이다.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긴 발토로(Baltoro) 빙하이다.
콩코르디아까지 62km에 달한다. 험한 산비탈과 빙하의 연속이고 낮에도 돌사태와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발토로 빙하를 사이에 두고 병풍처럼 나열된 20여 개의 7,000m급 봉우리와 수십 개의 6,000m급 봉우리를 지나면 콩코르디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야 비로소 K2를 볼 수 있으며 가셔브롬 IV (빛나는 벽) 등도 보인다. 이곳까지 10일 정도가 소요된다. K2와 브로드·피크 원정대는 고드윈·오스틴(Godwin Austen) 빙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고 가셔브롬 I, II 원정대는 슈페리어(superior) 발토로 빙하(일명 어퍼(upper 발토로), 아브룻지(Abruzze) 빙하, 남가셔브롬 빙하로 들어가 베이스 캠프를 설치한다. 둘 다 하루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4. 카라코람(Karakoram) 산군
세계 최대의 산맥이라 부르는 히말라야는 동쪽의 미얀마에서 시작하여 서쪽의 파키스탄의 인더스강에서 끝난다.
카라코람(Karakoram) 산맥은 서쪽의 Main Himalaya 산맥과 따로 떨어진, 인더스(Indus) 강의 북쪽에 가로질러 있는 펀잡 히말라야(Punjab Himalaya)를 일컫는다. 인더스강 북쪽의 상류에서부터 서쪽으로 시작되는 카라코람 산맥은 동쪽의 시오크(Shyok) 강, 남쪽의 인더스 강, 북쪽의 야르칸드(Yarkand) 강, 서쪽의 카룸바르(Karumbar) 강과 힌두쿠시 산맥을 경계로 약 200마일(321.87km)의 길이로 이어진 대 산맥이다.
카라코람은 '검은 흙'이란 뜻의 터키말로서, 뜻 그대로 목초지대가 별로 없어 가축을 제대로 방목할 수 없고, 동물과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대이다. 이것은 카라코람이 히말라야보다 위도가 북쪽으로 5도 정도 올라가 있어 인도양의 영향을 덜 받아 매우 건조하기 때문이다.
카라코람 산맥은 Great(혹은 Inner) Karakoram과 Little(혹은 Outer) Karakoram으로 이루어 졌으며, 11개의 무즈타그(Muztagh) 혹은 렌지(Ranges)로 나뉘어 있다. Muztagh란 명칭은 터키상인들이 '눈과 얼음으로 덮인 산들'을 일컬어 불렀는데, 'Muz'란 얼음, 'Tagh'란 산을 뜻한다.
카라코람 산맥은 많은 부분이 빙하로 되어 있어 네팔 히말라야가 8∼12%인데 반해 28∼50%로 구성되어 있다.
카라코람은 히말라야에 비해 그 규모는 작으나 고봉들이 몇 군데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그 웅장함을 한눈에 다 바라다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지역을 등반하고자 하는 산악인들이 한번쯤 통과해야 하는 발토로(Baltoro) 빙하는 카라코람 산맥의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길이는 약 60km에 달한다. 이 지역의 4개의 8,000m급 봉우리를 포함해서 수많은 고봉들이 발토로 빙하의 북동쪽에 몰려 있는데, 이들이 발토로 무즈타그 산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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