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삼태봉 근처까지...
2007. 5. 30. 00:00ㆍ[알피니즘]/▒ 바람과구름 ▒
와이프는 토요일 새벽같이 설악산 가고
공주는 이모집에 놀러가고...
일요일 아침 텅빈 집에 나홀로 있다.
일요일이지만 산에 갈 수 없는 처지...
한 동안 산에 못갔더니 몸살이 나려고 한다.
후다닥 배낭을 메고 나선다.
오전에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목적지는 삼태봉쪽...
이화중학교 앞에 차를 세워두고
학교를 가로질러 뒷문사이로 빠져나가
산자락에 접어든다.
산 입구에 터를 닦아 일군 텃밭에서
중년의 부부가 구슬땀을 흘리면서
밭 일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흙이 그립다고 하던가?
흙이 인간의 모태라서 그런가?
삼라만상이 흙에서부터 발원하는데...
아무래도 인간도 태고의 시절에
흙에서 창조되지 않았을까?
죽으면 역시 흙으로 돌아가니까...
풀이 우거진 소로를 따라
이마에 송글 송글 맺히는 땀을 닦으며
풀벌레들의 수다와
나뭇잎과 풀잎들의 수근거림을 들으며
오름의 미학을 즐겨본다.
마음이 앞서면
절대 오름의 미학을 즐길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보다 미래를 더 걱정한다.
오지도 않은 내일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데...
현인이라고 해야할까?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서
자연이 선물하는 시원한 바람을
가슴이 터지도록 들이 쉰다.
만약 바람이 흐르지 않는다면?
삼라만상이 멈추어 서 있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내는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무엇이든지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궂이 종교를 덜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돌고 돈다라는
윤회의 진리를 깨닫는 것은
자연속에서는 어렵지 않다.
후다닥 내리막을 지나서
계곡으로 접어드니 가뭄 탓에
계곡에 물이 졸졸 겨우 흐르고 있다.
첫 번째 계곡을 건너면 이내 나타나는
아담한 조립식 주택이 한 채 있고
그 앞에 계곡물에 호스를 연결해서
산객들이 쉽게 물을 마실수 있게 해 놓은
수도도 지금은 물이 나오지 않는다.
삶의 황혼을
조용히 자연과 더불어 보내고 있는
주인이 누구인지 몰라도 아주 부럽다.
나도 늙으면 저렇게 살고 싶다.
조금 더 올라
녹음이 우거진 계곡속으로 접어 든다.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자연의 감로수와 입맞춤을 해 본다.
물은 흐름의 미학을 가르쳐 준다.
만물이 흐른다고 했지만
물 만큼 명약관화하게
흐름의 진리를 일깨워주는 것도 없다.
계곡을 조금 올라가다가
전부터 눈여겨 보아 두었던
사면을 올라 작은 능선으로 진입한다.
산에서 나의 스승인 산토끼의 길을 따라
동물적인 육감으로 길도 아닌 길을 오른다.
비록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라고 생각하면
아주 편하게 즐길수 있다.
인간 역시 본능적인 동물의 육감으로
숲을 헤쳐 나갈수 있다.
다만 그러한 모험에 도전하지 않을 뿐이지만...
한 번이라도 그렇게 산을 올라보라...
약간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니
산의 정기가 강렬하게 꿈틀거리는 듯한
공룡처럼 생긴 아주 좁은 능선이 나타난다.
이름하여 피츠로이길...ㅎㅎㅎ
숲 사이로 계곡 건너편 능선이 보인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능선길과 만난다.
물론 가보지 않았지만 100% 확신한다.
삼태봉을 일명 봉서산이라고도 부르는데
600여 미터의 높이 산치고는 산의 룡이
군데 군데 아주 강렬하게 뻗어 있다.
능선길에 접어들어 20여분 오르니
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에 올라선다.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이내 나타나는
관문성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간다.
처음 가 보는 길이지만 내 마음이
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냥 따라간다.
그 길은 우리 조상들의 혼이 스며있는
관문성곽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키를 훨씬 넘기는 철쭉나무들이
하늘을 덮고 있는 아주 고즈넉한 길이다.
산새들과 어울려 약 20여분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걷다보니
이내 기존 등산로와 마주친다.
오늘의 오름은 이제 끝이다.
오늘 난 더 이상 오르지 않으리라.
오늘은 정신이 더 없이 맑아진 느낌이다.
내림길에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대로 흥얼거려 본다.
자연속에서 무한한 삶의 향기를 느껴본다.
이제 속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계곡 왼쪽 능선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계곡으로 접어드는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선다.
오늘은 대자연의 기를 듬뿍 안고서
돌아간다.
공주는 이모집에 놀러가고...
일요일 아침 텅빈 집에 나홀로 있다.
일요일이지만 산에 갈 수 없는 처지...
한 동안 산에 못갔더니 몸살이 나려고 한다.
후다닥 배낭을 메고 나선다.
오전에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목적지는 삼태봉쪽...
이화중학교 앞에 차를 세워두고
학교를 가로질러 뒷문사이로 빠져나가
산자락에 접어든다.
산 입구에 터를 닦아 일군 텃밭에서
중년의 부부가 구슬땀을 흘리면서
밭 일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흙이 그립다고 하던가?
흙이 인간의 모태라서 그런가?
삼라만상이 흙에서부터 발원하는데...
아무래도 인간도 태고의 시절에
흙에서 창조되지 않았을까?
죽으면 역시 흙으로 돌아가니까...
풀이 우거진 소로를 따라
이마에 송글 송글 맺히는 땀을 닦으며
풀벌레들의 수다와
나뭇잎과 풀잎들의 수근거림을 들으며
오름의 미학을 즐겨본다.
마음이 앞서면
절대 오름의 미학을 즐길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보다 미래를 더 걱정한다.
오지도 않은 내일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데...
현인이라고 해야할까?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서
자연이 선물하는 시원한 바람을
가슴이 터지도록 들이 쉰다.
만약 바람이 흐르지 않는다면?
삼라만상이 멈추어 서 있는 것 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내는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무엇이든지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궂이 종교를 덜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것은 돌고 돈다라는
윤회의 진리를 깨닫는 것은
자연속에서는 어렵지 않다.
후다닥 내리막을 지나서
계곡으로 접어드니 가뭄 탓에
계곡에 물이 졸졸 겨우 흐르고 있다.
첫 번째 계곡을 건너면 이내 나타나는
아담한 조립식 주택이 한 채 있고
그 앞에 계곡물에 호스를 연결해서
산객들이 쉽게 물을 마실수 있게 해 놓은
수도도 지금은 물이 나오지 않는다.
삶의 황혼을
조용히 자연과 더불어 보내고 있는
주인이 누구인지 몰라도 아주 부럽다.
나도 늙으면 저렇게 살고 싶다.
조금 더 올라
녹음이 우거진 계곡속으로 접어 든다.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자연의 감로수와 입맞춤을 해 본다.
물은 흐름의 미학을 가르쳐 준다.
만물이 흐른다고 했지만
물 만큼 명약관화하게
흐름의 진리를 일깨워주는 것도 없다.
계곡을 조금 올라가다가
전부터 눈여겨 보아 두었던
사면을 올라 작은 능선으로 진입한다.
산에서 나의 스승인 산토끼의 길을 따라
동물적인 육감으로 길도 아닌 길을 오른다.
비록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라고 생각하면
아주 편하게 즐길수 있다.
인간 역시 본능적인 동물의 육감으로
숲을 헤쳐 나갈수 있다.
다만 그러한 모험에 도전하지 않을 뿐이지만...
한 번이라도 그렇게 산을 올라보라...
약간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니
산의 정기가 강렬하게 꿈틀거리는 듯한
공룡처럼 생긴 아주 좁은 능선이 나타난다.
이름하여 피츠로이길...ㅎㅎㅎ
숲 사이로 계곡 건너편 능선이 보인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능선길과 만난다.
물론 가보지 않았지만 100% 확신한다.
삼태봉을 일명 봉서산이라고도 부르는데
600여 미터의 높이 산치고는 산의 룡이
군데 군데 아주 강렬하게 뻗어 있다.
능선길에 접어들어 20여분 오르니
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에 올라선다.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이내 나타나는
관문성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간다.
처음 가 보는 길이지만 내 마음이
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냥 따라간다.
그 길은 우리 조상들의 혼이 스며있는
관문성곽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키를 훨씬 넘기는 철쭉나무들이
하늘을 덮고 있는 아주 고즈넉한 길이다.
산새들과 어울려 약 20여분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걷다보니
이내 기존 등산로와 마주친다.
오늘의 오름은 이제 끝이다.
오늘 난 더 이상 오르지 않으리라.
오늘은 정신이 더 없이 맑아진 느낌이다.
내림길에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대로 흥얼거려 본다.
자연속에서 무한한 삶의 향기를 느껴본다.
이제 속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계곡 왼쪽 능선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계곡으로 접어드는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선다.
오늘은 대자연의 기를 듬뿍 안고서
돌아간다.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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