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야간 단독 산행
2007. 6. 4. 17:33ㆍ[알피니즘]/▒ 바람과구름 ▒
야간 단독 산행...
당신이 산악인이라면
지금까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앞선 화두가 단연코 山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산은 도대체 무엇이며 우리는 왜 산에 가는가?
다들 이런 생각을 한 두 번씩은 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그 옛날 영국의 유명한 등산가 조지 말로리(George Mallory)는 산에 왜 가느냐고 물었을 때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Because it is there)라는 함축된 말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 말은 아주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등산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야간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코스는 삼양교-진달래능선-중봉-가지산정상-가지산남서릉-백운산-백운산남동릉으로 정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야간 산행도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며, 어떤 날은 아예 솔로로 출발하여
광활한 억새 평원에서 자리 하나 깔고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이불 삼아 콧노래를 부르면서
비박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 시절에는 무작정 산이 좋았다.
나의 20년 시절 산에 대한 갈증을 그나마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술뿐이었다.
비단 나 뿐만 아니라 8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울산의 산꾼들은 하나 같이 주당들이었다.
산과 술과 물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했을 정도이니...더 이상의 표현이 필요하겠는가?
이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시절의 산꾼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배낭을 꾸려서 떠난
산꾼들도 여러 명 있으며 아주 드물게 눈에 띄는 옛날 꾼들도 있으나 대부분 자주 산에 가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시절 나만큼 산에 심취하였던 내가 잘 아는 여러 명의 산꾼들은
요즘 세속의 파도와 싸우느라 현재는 산에 거의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러 명 있다.
그렇지만 내가 아는 그 산꾼들은 언젠가 반드시 산으로 돌아 올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요즘에도 드물게 혼자 산행을 하곤 한다.
혼자 산에 가면 무엇보다도 좋은 점이 고독과 자유가 장점이다. 오랫동안 서클 활동을 해 본
산꾼이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혼자만의 공간에 익숙하지 않아 불과 2~3일만 사람의 그림자를 보지 못하게 되면 이내 세속의
휘황한 불빛이 그리워 진다.
옛날에는 홀로 야간 산행을 하다가 들 고양이의 새파란 눈 빛을 보고 혼비백산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정말 머리카락이 쭈볏 설 정도로 공포감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 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 파란 불 빛이 들 고양이란 것을 알고부터는 혼자 야간산행을 해도 별로 공포감이 들지 않았다.
나는 이제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의 내면 세계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이것은 내가 오랫동안 대자연을 접하면서 배운 가르침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불교의 사성제(四聖諦) 중에서 집성제(集聖諦)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마음속의 번뇌와 갈등이 쌓여 고통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무섭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무섭게 되고,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면 또 무섭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칠흑같이 캄캄한 밤 산 길을 헤드랜턴으로 비추고 가다 보면 문득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뒤 돌아 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뒤 돌아 본 기억들이
한 두번씩 있을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바로 자신의 사고에 대한 집착에서 오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산중에 들어 서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속세의 번뇌를 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아무리 야간 솔로 산행이라 할 지라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서서 무념, 무상, 무소유의 정신세계를 경험 했다면 당신은 이미 대자연의
섭리를 한 가지 터득했다고 할 수 있다.
밤에 나 홀로 인적 없는 산 길을 걷다가 문득 道하나 얻으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자연속에서 몸과 마음속의 먼지를 훌훌 털고 무념, 무상, 무소유의 마음가짐으로 대자연과 동화되고
어느 날 문득 산길을 걷다가 작은 이름 모르는 야생화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는 날이 되면 당신은 산 길에서 대자연의 영혼들과 조우할 수 있으리라...
당신이 산악인이라면
지금까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앞선 화두가 단연코 山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산은 도대체 무엇이며 우리는 왜 산에 가는가?
다들 이런 생각을 한 두 번씩은 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그 옛날 영국의 유명한 등산가 조지 말로리(George Mallory)는 산에 왜 가느냐고 물었을 때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Because it is there)라는 함축된 말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 말은 아주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등산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야간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코스는 삼양교-진달래능선-중봉-가지산정상-가지산남서릉-백운산-백운산남동릉으로 정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야간 산행도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며, 어떤 날은 아예 솔로로 출발하여
광활한 억새 평원에서 자리 하나 깔고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이불 삼아 콧노래를 부르면서
비박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 시절에는 무작정 산이 좋았다.
나의 20년 시절 산에 대한 갈증을 그나마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술뿐이었다.
비단 나 뿐만 아니라 8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울산의 산꾼들은 하나 같이 주당들이었다.
산과 술과 물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했을 정도이니...더 이상의 표현이 필요하겠는가?
이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시절의 산꾼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배낭을 꾸려서 떠난
산꾼들도 여러 명 있으며 아주 드물게 눈에 띄는 옛날 꾼들도 있으나 대부분 자주 산에 가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시절 나만큼 산에 심취하였던 내가 잘 아는 여러 명의 산꾼들은
요즘 세속의 파도와 싸우느라 현재는 산에 거의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러 명 있다.
그렇지만 내가 아는 그 산꾼들은 언젠가 반드시 산으로 돌아 올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요즘에도 드물게 혼자 산행을 하곤 한다.
혼자 산에 가면 무엇보다도 좋은 점이 고독과 자유가 장점이다. 오랫동안 서클 활동을 해 본
산꾼이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혼자만의 공간에 익숙하지 않아 불과 2~3일만 사람의 그림자를 보지 못하게 되면 이내 세속의
휘황한 불빛이 그리워 진다.
옛날에는 홀로 야간 산행을 하다가 들 고양이의 새파란 눈 빛을 보고 혼비백산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정말 머리카락이 쭈볏 설 정도로 공포감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 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 파란 불 빛이 들 고양이란 것을 알고부터는 혼자 야간산행을 해도 별로 공포감이 들지 않았다.
나는 이제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의 내면 세계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이것은 내가 오랫동안 대자연을 접하면서 배운 가르침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불교의 사성제(四聖諦) 중에서 집성제(集聖諦)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마음속의 번뇌와 갈등이 쌓여 고통이 생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무섭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무섭게 되고,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면 또 무섭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칠흑같이 캄캄한 밤 산 길을 헤드랜턴으로 비추고 가다 보면 문득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뒤 돌아 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뒤 돌아 본 기억들이
한 두번씩 있을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바로 자신의 사고에 대한 집착에서 오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산중에 들어 서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속세의 번뇌를 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아무리 야간 솔로 산행이라 할 지라도 행복감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서서 무념, 무상, 무소유의 정신세계를 경험 했다면 당신은 이미 대자연의
섭리를 한 가지 터득했다고 할 수 있다.
밤에 나 홀로 인적 없는 산 길을 걷다가 문득 道하나 얻으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자연속에서 몸과 마음속의 먼지를 훌훌 털고 무념, 무상, 무소유의 마음가짐으로 대자연과 동화되고
어느 날 문득 산길을 걷다가 작은 이름 모르는 야생화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는 날이 되면 당신은 산 길에서 대자연의 영혼들과 조우할 수 있으리라...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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