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무룡산에서~토함산까지(일명 `태화북기맥`이라고도 함)
2007. 5. 29. 23:59ㆍ[알피니즘]/▒ 바람과구름 ▒
2005년 4월 2일 06:40 호계 원동현대아파트 출발 어젯밤 예상하지 못했던 옛날 산친구들의 집떨이 초대에 갔다가 밤 12시 조금 지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오늘 장거리 종주산행을 간다는 생각에 술도 몇 잔 밖에 마시지 않아서 아침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다. 평소에 먹지 않는 아침을 떡국으로 대신하고 와이프와 함께 화봉동 울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구 화봉공고) 뒷편으로 차를 가지고 올라가니 얼마전까지 조그만 주차장이 있던 자리에 대형 교회가 지어져 있다. 주말마다 개인의 시간적 자유을 속박하는 종교는 쳐다보기도 싫다. 07:00 울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 뒷편 출발 와이프는 나를 내려주고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고 한 후 휭하니 사라진다. 무룡산에서 토함산까지 종주하는 능선길이 있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었지만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해도 시간이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에 마침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도 온전히 혼자하는 솔로 종주등산이다. 초행길이지만 기껏해야 400~600 미터대의 능선길이라 길 찾기는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배낭을 메고 조그만 개울이 있는 밭둑길을 따라 가노라니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남색 현호색이 여기 저기 지천으로 피어나서 이른 아침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봄이 되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것이 현호색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 봄 꽃이다. 조그만 호수 옆길을 따라 올라가니 하얀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이른 아침의 산자락 풍경은 언제보아도 맑고 청아한 모습이다. 등산로 들머리 약수터에 물을 한 통 받으려고 다가가는데 누군가 반갑게 아는 체를 한다. 나는 당황하여 자세히 쳐다보니 약 10년 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장동료였는데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 동안 통 만나지 못했는데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정말 인연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은 화봉동에 살고 있는데 아침 운동삼아 생수를 뜨러 왔다고 하면서 자신도 가끔 등산을 다닌다고 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오늘의 일정을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하면서 출발한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현호색 피네~~♬ 08:00 무룡산 정상 도착 무룡산 등산로 초입은 시작부터 경사가 가파르다. 산길을 조금 올라서니 이내 여기 저기 붉은 진달래가 피어있다.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이제 정말 봄이 온 모양이다. 가끔 샛 노란 생강나무 꽃도 보인다. 생강나무 꽃은 마치 산수유 꽃과 같아서 잘 모르는 사람은 십중팔구 산수유로 착각한다. 생강나무 꽃은 꽃술이 거의 없이 붙어 있으나 산수유는 꽃술이 조금 뻗어나서 끝에 망울이 맺힌다. 두 가지의 꽃을 비교해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지만 야외에서는 쉽지 않다. 우리가 이른 봄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꽃은 대부분 생강나무 꽃이며 산수유는 흔하지 않다. 완만한 능선에 올라서니 몇 년전까지만 해도 울창하던 숲이 한 인간의 실수로 인해 잿더미로 변해버린 아픈 상처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손가락 만한 나무를 조경해 놓았지만 저 나무가 언제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지...울창한 숲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한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따금 아침 운동삼아 전망대까지 올랐다가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친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무룡산 꼭대기의 송신탑이 손에 잘힐듯이 시야에 들어 온다. 내리막길을 단숨에 내려서서 마지막 오름길을 재촉하여 무룡산 꼭대기에 도착하니 반기는 것이라곤 웅장한 철제 송신탑뿐이다. 무룡산 정상의 안테나 생강나무 꽃(꽃술이 거의 붙어 있다) 산수유(생강나무 꽃술과 확연히 구분이 된다) 9:00 달골 도착 무룡산 헬기장에서 오늘 하루 종일 걸어가야 할 능선을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정말 오랜만에 혼자 즐기는 장거리 산행이라서 더 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 해는 나 혼자만의 산행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그 만큼 바빴을까? 아니다...그 만큼 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 같다. 동해쪽으로는 희미하게 가스기 끼여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잠시 휴식 후 헬기장 옆 억새밭 사이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내려서서 잠시 가다 오른쪽의 넓은 숲길 입구에 시그널이 몇 개 있어 들어가 보니 사람과 산 산악잡지사의 리본이 큼직한 것이 보인다. 이상하다..이곳은 길이 없는데..그래도 임도길이 싫어 혹시나 싶어 길을 따라 들어가 본다. 약 5분 정도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앞에서 갑자기 큼지막한 새가 후다닥 날아 오른다. 깜짝 놀라 앞을 보니 길위에는 커다란 꿩 한 마리가 쓰러져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꿩을 조금 뜯어먹은 흔적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큰 새는 바로 매였던 것이다. 매가 꿩을 사냥하여 숲속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불청객인 나로 말미암아 기분을 망친 것이다. 꿩을 들어보니 어미 닭 만한 것이 아주 크다. 야 오늘 횡재했네..나는 배낭에서 비닐봉지를 꺼내서 꿩을 담아서 챙겼다. 매 녀석 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도 좀 맛을 봐야 쓰겠다...ㅎㅎ 다시 리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길은 왼쪽으로 돌아서 평평한 능선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내리막길로 접어들며 길 흔적이 희미해 진다. 이런..뭔가 이상하다. 내 머리속의 방향타가 진행을 거부한다. 시계의 전자나침반을 작동시켜 보니 젠장 지금 내가 동쪽으로 가고 있다. 동대산에서 무룡산쪽으로 몇 번 오면서 이곳에는 임도외에 등산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해서 리본따라 들어섰다가 꿩 한 마리 얻는 행운은 잡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시간만 약 15분 까먹은 셈이다. 이런 경우는 망설이지 말고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다. 괜히 이쪽 저쪽 헤매다가는 수풀이라도 우거진 계절이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다시 임도로 나와서 보니 내가 갔던 길은 진행방향과는 완전히 다른 작은 지능선 이었다. 시간을 허비했으니 이제 조금 빠른 속도로 가야한다. 잠시 후 송정저수지로 내려가는 서당골 입구를 지나고 오른쪽 사면에 여러개의 시그널이 매달려 있는 곳이 나와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그 길은 내가 확실히 아는 구간이라 걱정이 없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무덤에 올라서니 노랑제비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봄이 오고 가장 많이 보는 노랑제비꽃이다. 무덤전체가 꽃밭이다. 카메라를 꺼내서 여러장 사진을 찍고나서 커피도 한 잔 마셨다. 숲길을 내려서서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선다. 멀리 송정 저수지가 보이고 서당골도 보인다. 무룡산에서 서당골로 내려서서 다시 이 봉우리로 올라오는 길이 있는 것 같은데 얼마전 애숲골님이 졸병들을 데리고 지나 갔다는 길이 아닌가 싶다. 다시 사면을 내려서서 임도로 접어드니 이곳이 달령인것 같은데 정확히는 알수가 없다. 좁은 능선 왼쪽은 급경사 사면이고 오른쪽은 임도 공사로 깍아내려서 흉물스럽기 짝이 없다. 이곳에 왜 임도가 필요한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갑자기 소란스러운 사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MTB를 탄 2명의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임도를 따라 조금 더 가다가 다시 왼쪽의 산길로 접어든다. 379m봉을 지나 내려서면 임도는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며 전면에는 한 쌍의 무덤이 보이고, 송정저수지 쪽 계곡으로 넓은 길이 하나 나타난다. 이곳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달골인 모양이다. 여기서부터 동대산 능선까지는 임도가 없고 산길로만 가게 된다. 무룡산에서 바라본 종주 능선(맨 끝이 토함산 능선임) 수줍은 듯 다소곳히 피어있는 노랑제비꽃 이제 막 피려고 준비중인 털 복숭이 분홍 노루귀 10:00 동대산 정상 도착 이제 임도를 버리고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왼쪽에 무덤이 있고 송정저수지쪽으로 넘어가는 큰 길이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기존 임도가 크게 꺽이면서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에는 지천으로 피어있는 노랑제비꽃과 노루귀가 내 발걸음을 붙잡는다. 야생화는 만발해 있고, 갈 길은 멀고, 사진은 찍고 싶고,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는 어떻게 되든 말든 사진이나 실컷 찍으면서 가자. 이제 막 피려고 하는 노루귀는 수줍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중간정도 피어난 노루귀는 생동하는 몸짓으로 표현하며, 만개한 노루귀는 단순하면서도 청초한 순백의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틔우기 위하여 겨우내 차디찬 흙속에서 장고의 시간동안 인내하며 봄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한층 더 그 자태가 예쁘게 느껴진다. 첫 번째 갈림길을 지나 도둑골 초입에 도착하니 지형이 완전히 변해 있었다. 아니 이럴수가? 그 울창하던 나무는 왕창 잘려져 나가고 동대산쪽 능선에서 부터 연결해 온 임도가 도둑골 바로 앞까지 뻗어나와 있다. 미친놈들..이곳에 과연 무엇때문에 임도가 필요한가? 보기 흉하게 산허리에 생채기를 내면서 제대로 뒷 마무리도 하지 않아 비가 오면 틀림없이 토사가 유출되어 산비탈이 붕괴될 것이다. 내가 짐작하건데 분명히 이것은 국민의 혈세인 지방 예산이 남아돌아 소비용이거나 아니면 산림 공무원들 일하기 편하게 임도를 개설해서 차타고 돌아다니면서 산림을 관리한답시고 오히려 훼손하는 짓거리임에 다름아니다. 더구나 그 임도위에 자갈까지 깔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임도를 개설해 놓으면 지프차를 몰고 와서 돌아다니는 인간들과 승합차에 음식물을 가득싣고 와서 절반은 버리고 가는 인간들을 위해서 임도를 개설하는 건지 묻고 싶다. 나는 임도 왼쪽의 기존 등산로를 따라 동대산 남쪽 끝 자락에 올라선다. 무룡산 토함산 종주구간중에 동대산에서 마우나리조트까지는 무조건 임도를 따라 가야 하는데 이 구간이 가장 산행하기 싫은 구간이다. 더구나 온 임도에 자갈을 깔아놓아 걷기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임도를 따라 동대산 정상에 도착하니 그 곳에는 또 한 무리의 인간들이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모 회사의 단합대회 행사를 한다고 동대산 꼭대기에 대형 천막을 두개나 설치해 놓고 그 안에 대형 버너와 솥에 무엇을 끓이는지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곤충만도 못한 인간들...아직도 먹을 것이 궁해서 이렇게 산 꼭대기까지 음식물을 차떼기로 싣고 와서 행사를 하다니..그리고 이런 행사를 허가해 준 북구청 공무원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씁쓸한 마음이 들어 사진만 한 컷 하고 바로 동대산 샘터로 발길을 옮긴다. 고개를 다소곳이 수그리고 인사하는 노루귀 생동하는 몸짓으로 봄을 피우는 노루귀 만개하여 단순하면서 청초한 순백의 자태를 마음껏 뽐내는 노루귀 동대산 정상 11:00 기령(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 도착 동대산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샘터는 사시사철 맛있는 물이 졸졸 흘러내리고 있다. 간혹 많이 가물때는 수량이 거의 없다고도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한번도 실망시키지 않고 매번 감로수를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집에서 준비해 간 끓인 물을 버리고 자연의 기가 스며있는 생수로 바꾸었다. 오랜시간 산행을 해야 하는데 중간에 식수를 구할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서 아예 1리터 짜리 물통 2개에 가득 물을 채웠다. 샘터를 지나 다시 임도로 올라선다. 임도를 따라 가고 있는데 가끔 차량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임도를 지나간다. 이런 젠장 기분 다 잡친다. 한심한 사람들 때문에...한참을 가다보니 임도 양옆에 분묘를 조성하느라 중장비가 웅웅거리고 있다. 커다란 대리석을 놓고 인공 조형물을 꾸미고 호화가족묘를 만들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죽으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것을...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인간의 허황된 욕심은 죽어서도 그렇게 재물과 부를 누리고 싶은 것일까? 지금도 전국의 산천이 묘지화가 덜 되어서 천년만년 썩지도 않을 대리석까지 무덤에 치장을 하는 건지...이런 광경을 보고나니 다시는 이 구간은 오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북구청에서 아예 버스로 부녀자들을 태워와서 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임도 개설 목적이 공무원들 편하려고 하는 목적도 상당히 작용하리라. 조금 더 가니 이번에는 임도 양쪽 옆에 나무를 심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있다. 정말 한심행정의 극치이다. 나무를 심을 것이면 무엇하러 울창한 나무를 베어내고 임도를 개설하였는지? 저 멀리 마우나리조트 넘어가는 도로가 보인다. 임도 끝 부분에 있는 산불감시원이 한 마디 한다...차가 많이 다녀 불편하지 않았느냐고? 알면서 왜 묻냐고 하니까 자신도 차를 들여보내주고 싶지 않지만 북구청에서 지시하니 어쩔수 없다나? 내 참 기가 차서...아예 포장도로를 개설하시지 그러나... 기령고개(마우나오션리조트 입구) 12:10 삼태봉 정상 도착 동대산에서부터 기령까지 지긋 지긋한 임도를 지나 기령고개 왼쪽에 늘어선 포장마차를 지나고 오른쪽 리조트 안내소를 지나면암자로 가는 내리막길이 있는데 그곳을 약 7~8미터 지나 앞쪽에 보면 삼태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보인다. 숲길로 접어들어 약 10분 진행하니 관문성이 나타난다. 이곳 관문성은 그래도 일부 구간은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관문성은 마을사람들은 만리성, 울산 사람들은 함월산성 이라고 하며 매년 4월 23일에 이곳에서 함월산성제를 지낸다고 한다. 조상들의 숨결이 깃든 성곽을 보노라니 그 옛날 열악한 장비로서 산길 십수킬로미터를 돌로써 성곽을 쌓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관문성(기박산성 또는 신대리성으로도 부름)
사적 제48호 소재지 : 경상북도 양남면 신대리 외 관문성은 신라 성덕왕(聖德王) 21년(722)에 왜구를 막고자 쌓은 것이다. 이 성은 경주시에서 동남쪽으로 약 21Km 떨어진 외동읍 부근의 산에 축조되어 있다. 한 개의 성이 아니라 치술령과 모화리 동편의 산 사이에 길이 12Km 정도의 장성과, 양남면 신대리의 산 정상에 있는 둘레 약 1.8Km 정도의 두 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의 규모는 치술령에서 경상북도와 울산광역시의 경계를 따라 신대리 동쪽 산까지 이른다. 관문성을 모벌군성(毛伐郡城), 모벌관문(毛伐關門)이라고도 불렀으며, 마을 사람들은 만리성(萬里城)이라고 한다. 마우나리조트~삼태봉 등산안내도 삼태봉에 올라선 피츠 12:15 ~ 12:35 삼태봉에서 점심식사 및 휴식 12:45 원원사 삼거리 도착 삼태봉에서 북쪽으로 열려 있는 등산로를 따라 조금 내려서면 조망좋은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왼쪽으로 원원사가는 갈림길이 나타나고 '토함산 5시간'이라는 작은 이정표가 있다. 14:30 외동고개(입실재) 도착 원원사 갈림길에서 무명봉을 지나고 나면 인적이 드문 산길이 이어지고 시그널도 간혹 한 개씩 보이곤 한다. 중간에 가다보면 복수초 군락이 자생하는 곳이 나오는데 정말 한 폭의 야생화 꽃밭처럼 너무 아름답다. 이 지역은 등산로가 자주 좌우로 틀어지곤 하는데 숲이 우거지지 않은 계절은 별 문제가 없으나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철에는 아주 주의해야할 구간이다. 중간에 커다란 참나무 고사목에 운지버섯이 빽빽하게 뒤덮여 있어서 차를 끓여 먹으려고 한 봉지 따는데 옆에 이상한 형상의 버섯이 또 보인다. 자세히 보니 맙소사! 자연산 상황버섯이 아닌가? 요즘은 자연산 상황버섯이 정말 귀하다고 하던데...버섯이 너무 단단하게 나무에 붙어 있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항암효과에 좋다는 운지버섯과 상황버섯이 동시에 자라는 것은 처음 본다. 길을 찾다가 갈림길에서 어느쪽인지 알수 없으면 무조건 시그널이 많이 달린 방향으로 진행하면 틀림없다. 하지만 애매하게 적재 적소에 시그널이 없는 곳도 몇 군데 있는데 그럴때는 먼곳의 산세를 보고 주 능선을 판단하여 그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옛날 임도같이 넓은 길을 따라 줄곧 내려가면 현재의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삼거리를 지나 볼록한 모양의 돌기로 만들어진 컨테이너 구조물을 지나고, 임도 좌우에 널려 있는 건설 폐자재와 물탱크등이 보이고, 또 쓰다버린 발전기 같은 것도 보인다. 마지막 폐 건설자재가 널려있는 작은 공터에서 오른쪽 시그널이 많이 달려있는 넓은 길로 내려선다. 얼마 후 무덤을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서서 무명봉에 도착하고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헬기장이 있는 곳을 지나 무덤을 지나고 다시 임도로 접어들어 계속내려 가면 외동고개에 도착한다. 복수초 꽃밭을 이룬 복수초 자생지 선괭이눈 14:50 첫 번째 송전탑 도착 / 15:20 두 번째 송전탑 도착 외동고개를 넘어가는 도로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콘크리트 담벼락 끝부분에 보면 몇 개의 시그널이 달려있다. 낮은 콘크리트 벽을 올라서서 급경사 절개지의 비탈을 올라가면 왼쪽으로 도로를 보면서 진행한다. 잠시 후 몇 기의 무덤이 나타나고 연달아 여러 곳의 무덤을 지나 첫 번째 송전탑에 도착한다. 첫 번째 송전탑을 지나 또 다시 흡사 공동묘지처럼 많은 무덤을 지나서 30분 가량 가면 두 번째 송전탑이 나타난다. 경주쪽 능선에 접어드니 산 능선에 접어드니 야생화의 종류도 울산쪽하고 완전히 종류가 다르다. 이곳에는 대부분이 둥근털제비꽃이 주종을 이룬다. 가끔 노루귀도 보이고 노랑제비꽃도 있지만 울산쪽 보다 흔치 않다. 둥근털제비꽃 15:33 포항MBC TVR 간이 중계소 및 Real Telecom 토함산 기지국 도착 두 번째 송전탑을 지나 무덤을 지나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임도로 내려서고 임도 오른쪽에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무덤이 있는 왼쪽 산길로 접어들어 나무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막을 올라서면 전봇대가 있고 시그널이 매달려 있는 곳으로 나가면 간이 중계소와 기지국이 나온다. 이 곳을 지나 목장 왼쪽으로 나 있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가다보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면 그대로 직진하면 되고 목장은 상황에 따라 가로질러 가도 된다. 목장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 저 멀리 우뚝 솟은 토함산의 모습이 보인다. 16:00 토함산 솔밭가든 앞 도착 / 16:17 양남, 불국사, 석굴암 삼거리 갈림길 도착 한 군데 목장길을 가로 질러 내려가다 다시 조그만 연못이 있는 목장을 가로질러 올라서니 토함산 솔밭가든이 보인다. 이제 거의 9시간 쯤 걸었더니 무릎과 종아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토함산 솔밭가든 앞에서 양남에서 오는 도로를 따라 경주쪽으로 한참 가다 보면 석굴암과 불국사 갈림길이 나타난다. 16:55 석굴암 주차장 도착 삼거리 포장도로 갈림길에서 석굴암쪽으로 5분정도 들어서면 왼쪽에 여러개의 시그널이 보이는데 그 숲길로 들어서서 오솔길을 따라 계속 가면 석굴암 주차장까지 절반 정도는 등산로를 따라갈 수 있는데 항상 우측에 포장도로가 보이는지 살펴보면서 가야 루트를 이탈하지 않는다. 등산로가 도로에서 멀어질 때쯤 다시 포장도로로 내려와서 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17:20 토함산(745.1m) 정상 도착 석굴암 주차장에서 종각 오른쪽 계단을 올라서서 왼쪽 끝 부분에 보면 토함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이 나오고 오른쪽에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감시초소 영감님이 울산 무룡산에서 산길로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혀를 내두르면서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하지만 그냥 토함산까지 갔다 오라고 한다. 넓은 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는데 오후에는 간식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인지 시장기가 돈다. 잠시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 보온 물통에 남은 커피 한 잔과 빵 몇 조각으로 마지막 오름길 구간을 헤쳐 나가기 위하여 에너지를 보충한다. 석굴암 주차장에서 약 20분 걸려서 드디어 오늘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인 토함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거의 10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 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아득히 멀기만 하다. 하지만 나는 중간 중간에 야생화 사진촬영과 버섯 채취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아마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가까이 지체가 되었을 것이다. 배낭위에 돌맹이를 얹어서 카메라를 자동모드로 고정시켜 놓고 정상석 옆에서 사진을 한 장 촬영한다. 토함산에서 하산은 입산통제기간에는 다시 석굴암 주차장으로 되돌아 와서 내려와야 하고 통제기간이 아니면 되돌아 나오다가 중간 하산로로 내려가도 불국사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울산에 있는 와이프한테 전화를 해서 차를 가지고 불국사 주차장까지 마중을 나오라고 연락을 취하고 천천히 하산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성취감뒤에 항상 뒤따르는 허전함을 떨칠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또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여 그 곳을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석굴암 주차장 종각 토함산 정상에서 18:00 불국사 주차장 도착 불국사 주차장 가까이 내려가고 있는데 와이프가 먼저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전화 연락이 온다. 주차장에 내려서서 와이프를 만나 차를 타니 힘들지 않더냐고 물으면서 자신도 조만간에 무룡산~토함산 종주를 할 것이라고 한다. 하하. 글쎄 쉽지는 않을 것인데...하지만 목표가 있는 삶은 행복하니까...지금 울산 가서 씻고 또 경주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하는데... 종주 후기 이번 봄 무룡산~토함산 종주는 몇 년 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기회가 잘 없었는데 이러다간 자꾸 미루어 질 것 같아 날짜를 잡아서 작심을 하고 실행했다. 여러 사람 같이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중간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산행 공지는 하였지만 자격을 까다롭게 정해서 그런지 아무도 참석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된 셈이지만...혼자가는 산행은 마냥 행복하니까...하지만 종주 구간의 절반 가량이 임도나 포장도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종주의 의미가 반감되며 단지 울산에서 경주까지 능선을 따라 종주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또 한가지는 지금 시기는 봄 야생화가 한 창 피어나는 시기라서 야생화를 원없이 실컷 구경했다는 것이다. 난 노루귀가 귀한 야생화인줄 알았지만 동대산자락에서 삼태봉까지 가는 동안 발에 밟힐까봐 신경이 쓰일 정도로 노루귀 야생화가 많았다. 무룡산~토함산 능선 종주에 나서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느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능선길이지만 10시간 이상 산행하려면 사전에 무릎과 종아리, 허벅지 근육을 워밍업 시켜주어야 한다. 갑자기 무리한 산행을 하면 허벅지나 종아리에 쥐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식수는 최소한 1인당 2리터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안전한다. 특히 여름이 아니라도 날씨가 더우면 그 정도의 양도 모자랄 수 있다.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은 동대산 샘터와 마우나리조트 포장마차에서도 말만 잘하면 가능할 것이다. 또 가능한 곳은 토함산솔밭가든과 석굴암 주차장이다. 물론 이런 곳은 가게에 가서 식수를 얻어야 하지만 급하면 통하게 되어 있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가능하면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에는 종주에 나서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내가 본 바로는 여름철이 되면 구간 구간 잡목과 수풀이 우거져 진행하기 힘이 들고 길을 찾기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는 한 번 길을 잃어 헤매이게 되면 쉽게 길을 찾을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종주 시간은 평소에 산행하면서 휴식하는 시간의 1/3도 채 쉬지 않고 산행을 강행군한 소요시간이므로 상당히 먼 거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무룡산~토함산 능선의 대략적인 도상 거리는 약 27km 정도 된다고 한다. |
출처 : 자연과 삶의 향기
글쓴이 : 피츠로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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