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향기]/▒ 문학의향기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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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시들
나를 슬프게 하는 시들 세상을 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80년대 시인들이 망원경으로 세상을 보았다면, 90년대 시인들은 현미경으로 본다는 사실을 일단 인정한다고 하자. 그러나 모든 것을 현미경으로만 보려고 하는 90년대적 세상 읽기 방식이 나를 슬프게 한다. 거기서 싹트는 새로운 상투성..
2007.06.08 -
바닷가 우체국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 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 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
2007.06.08 -
더 살아봐야 알겠어요
더 살아봐야 알겠어요 / 나 선주 행복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더 살아 봐야 알겠어요 슬퍼서 눈물 나느냐고 묻는다면 눈물이 어떤 것인지 알고자 더 살아봐야 하겠어요 아직 농익은 꿈 같은 행복과 죽을 만큼 슬픔을 맛보지 못해서 그것을 알려면 더 살아봐야 알겠어요 행복이 ..
2007.06.05 -
유월의 언덕
유월의 언덕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
2007.06.04 -
[스크랩] 자연은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 한 용 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
2007.06.02 -
[스크랩] 헬렌니어링, 또 다른 삶의 시작(02년)
헬렌니어링, 또 다른 삶의 시작(02년) -.은총은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영혼에게 내려지는 상이다. -.나는 내가 되고자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보고 듣는 것 안에서 존재하라. 달콤한 순간이든 지극히 어려운 순간이든 매순간 충분히 경험하라. 경이로운 삶의 기회를 많이 가져라. -.맨 땅에 서 있으면 (..
2007.06.02